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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경영권 못 지키면 '日 엑시트' 촉발 [미완의 원롯데 원리더]③'배당·계열 부동산' 처분 리스크, 투자금 회수 현실화 가능성

이상균 기자공개 2017-08-08 08:23:46

이 기사는 2017년 07월 11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대표이사직을 상실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의 뜻에 따라 그동안 일본 롯데는 한국 지원 역할에 충실해왔다. 신 총괄회장이 한국에서 번 돈은 일본으로 송금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자랑스럽게 여길 정도였다.

일본 롯데 임원들은 이를 군말 없이 따랐지만 신 회장이 경영에서 배제될 경우 이 같은 원칙이 한순간 무너질 수 있다. 일본 롯데로부터 흘러들어오던 자금줄이 끊기고 한국 롯데에 투자된 자금 회수가 이뤄질 가능성도 높다. 설마 했던 한국과 일본 롯데 결별을 촉발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신격호 회장 "일본에 송금 안한다" 원칙 고수

신격호 총괄회장은 일본에서 사업을 해 돈을 벌고 한국에 재투자해 지금의 롯데그룹을 일궜다. 그는 늘 이 같은 사실을 자랑스러워했다. 롯데 창업 이후 수십 년간 투자금 회수 목적으로 일본에 송금을 한 적이 없다. "한국에서 번 돈은 모두 한국에 재투자되며 일본에는 한 푼도 송금하지 않는다"는 롯데그룹 공식 입장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다.

신 총괄회장의 확고한 신념에 따라 일본 롯데는 한국 롯데의 자금줄 역할을 묵묵히 해왔다. 일본 금융당국에서 투자금 회수 없이 자금 지원에만 주력하는 일본 롯데에 의구심을 표할 정도였다. 일본 임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올 만 했지만 신 총괄회장 앞에서 반기를 드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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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원칙은 2000년대 중반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호텔롯데의 경우 1973년 설립된 이후 2004년까지 한 번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호텔롯데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은 일본 롯데홀딩스를 비롯한 L투자회사이다. 송금뿐만 아니라 배당을 통해서도 일본에 자금을 넘겨주지 않는다는 신 명예회장의 원칙이 지켜졌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배당 불가 방침이 바뀌었다. 호텔롯데가 배당을 실시한 것은 2004년이다. 당시 배당금은 101억 원으로 배당성향이 4%에 달했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는 꾸준히 연간 200억 원이 넘는 배당금을 지급했다.

◇호텔롯데, 일본은행과 통화스왑계약 체결

신동빈 회장이 법적 실형을 받아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직을 상실할 경우 일본 롯데와 한국 롯데의 결별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신 회장의 빈자리를 일본인 임원들이 차지하면서 그동안 한국롯데에 대한 자금지원에 국한됐던 일본롯데의 역할이 바뀔 수도 있다.

한국에 투자된 일본 롯데 자금 회수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투자금 회수 방식은 주요 계열사의 배당금 상향 조정, 계열사 매각, 부동산 처분 등이 거론된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일본 측 요구로 한국 롯데 주요 계열사가 보유한 부동산을 현금화 또는 유동화하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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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으로는 일본 롯데 지원 덕분에 오랜 기간 관계를 유지해온 일본 은행의 저리 자금이 끊길 가능성도 존재한다.

호텔롯데의 경우 미즈호코퍼레이트은행, SMBC은행, 미쓰비시도쿄UFJ은행 등과 통화스왑계약 및 이자율스왑계약을 맺고 있다. 미국 달러 표시 3개월물 리보(Libor)금리에 0.02~0.69%를 더한 금리를 받고 2% 초반대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국내 시장금리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롯데 해외 계열사 중에는 일본 금융회사로부터 자금을 차입하거나 자금보충 및 보증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IB업계 관계자는 "일본 롯데는 한국 롯데에게 마르지 않는 샘물과 같은 존재였다"며 "일본 롯데와 관계가 단절될 경우 조달금리 인상으로 재무 부담이 가중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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