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7월 19일 11: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이플세미컨덕터 수출 사기극은 홍콩 소재의 페이퍼컴퍼니에 불량 제품을 수출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매출채권을 담보로 1000억 원이 넘는 대출을 일으킨 형태로 진행됐다. 허위로 수출한 제품은 대출 만기가 도래했을 무렵 국내로 재차 수입, 거래 대금을 상환하는 식의 돌려막기 수법으로 의심을 피했다.관세청 조사 결과 메이플세미컨덕터는 2011년부터 총 294회에 걸쳐 허위 수출신고를 저질렀다. 회사가 직접 관리하는 홍콩의 한 페이퍼컴퍼니가 수출 사기극 창구였다. 수출 상대방이 실체가 있는 기업인 것처럼 가장했지만, 실제로 제품이 향한 곳은 이 페이퍼컴퍼니가 만든 창고였다.
수출 품목은 개당 50센트 짜리 반도체 웨이퍼다. 메이플세미컨덕터는 대부분이 불량인 이들 웨이퍼의 가격을 250~800달러까지 뻥튀기하는 수법으로 실적을 부풀렸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매출채권을 담보로 국내 시중 은행에서 총 1370억 원을 대출받았다. 불량 웨이퍼가 1370억 원이라는 거금으로 둔갑한 것이다.
60~90일 뒤 대출 만기가 돌아왔을 때에는 수출했던 웨이퍼를 되사오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메이플세미컨덕터는 대출 만기에 임박한 시점에 페이퍼컴퍼니 창고에 보관돼 있던 웨이퍼를 국내로 수입했고, 메이플세미컨덕터가 송금한 수입 대금은 재차 국내로 유입돼 대출을 갚는데 쓰였다.
허위 거래를 적발당하지 않기 위해서 불량 웨이퍼를 다시 수입할 때도 만만찮은 가격을 지불했다. 메이플세미컨덕터는 제품 원료에 사용한다는 명목으로 이들 불량 웨이퍼를 개당 67달러에서 최대 760달러에 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메이플세미컨덕터는 일련의 거래가 정상적으로 이뤄진 것처럼 속이기 위해 반도체 부품 유통 사업을 펼치고 있는 홍콩의 Y사를 동원하기도 했다. 수출한 웨이퍼는 페이퍼컴퍼니 창고에 존재하지만, 명목상 수요처는 Y사로 둔갑했다.
메이플세미컨덕터는 수출 사기극에 Y사를 끌어들이는 대가로 일정 금액의 수수료를 지급했다. Y사는 거래 유형에 따라 전체 거래 대금의 적게는 0.7%에서 많게는 3.5%를 수수료로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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