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이수만 회장 지분 반토막 '260억 챙겼다' [엔터테인먼트 경영 2.0]①'53.5%→20.1%' 지분율 감소, 상장 후 주식처분 현금화
박창현 기자공개 2017-09-21 08:23:06
[편집자주]
엔터테인먼트사는 더는 구멍가게가 아니다. 이미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주식시장에 상장된 지 20여년 된 기업도 있다. 특화된 경영 시스템이 자리를 잡고 안정적인 수익구조가 구축되고 있다. 강소기업으로 성장한 엔터테인먼트사들의 지배·재무 구조를 점검하고 개성 강한 경영 스타일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9월 13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수만 회장(사진)은 SM엔터테인먼트의 상징 그 자체다. 총괄 프로듀서이자 최대주주로서 아티스트들의 선생님이다. SM엔터테인먼트가 국내 대표 연예 기획사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이 회장의 지분율은 반 토막이 났다. 신규 자본이 유입되면서 보유 지분이 희석됐고 동시에 지분 매각을 통해 차익도 실현했다. 첫 상장 때와 비교해 지분율이 반 토막이 났지만, 이 회장의 손에는 260억 원의 현금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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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상장으로 지분 현금화 기회가 열리자 이 회장은 이듬해부터 보유 지분을 시장에 팔기 시작한다. 먼저 2001년 11월 들어 총 15차례에 걸쳐 6000주(0.2%)를 장내에서 판다. 그 해 12월에도 매도 행렬이 이어진다. 이번에는 9만6000주(3.2%)를 시장에 내놓는다. 이렇게 상장 1년 만에 3.22%의 지분을 판 이 회장은 총 10억 원의 현금을 손에 쥔다.
이듬해에는 주식 취득 이벤트가 발생한다. SM엔터테인먼트는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 절감을 위해 2002년 4월 연예 매니지먼트 대행 업체 '포엠이'와 합병을 단행한다. 이 회장은 포엠이 지분 65%를 보유한 최대주주였다. 합병 비율에 따라 이 회장은 87만 1768주(4.58%)의 신주를 확보했고 단숨에 다시 지분율을 54.7%까지 끌어올렸다.
3년이 지난 2005년, 이 회장은 다시 보유 지분을 처분했다. 당시 동방신기와 보아가 일본 시장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면서 주가도 고공 행진을 달렸다. 주가는 공모가 대비 3배 가까이 오른 3만 원 대에 형성됐다. 이 회장은 2005년과 6월 17일과 20일 두 차례에 걸쳐 보유 지분 31만 2000여 주(6.63%)를 팔았고, 총 104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그 해 11월 또 한 번 80만 주를 판다. 10%가 넘는 주식을 팔면서 이 회장 지분율도 33.6%로 낮아졌다. SM엔터테인먼트 설립 이래 이 회장 지분이 30% 대로 떨어진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다만 이 때 주식 매도는 이듬해 1월 진행될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한 자금 확보 차원이었다.
실제 이 회장은 유입자금 106억 원 가운데 60억 원을 2개월 뒤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투입한다. 지분 할당량만큼 유증에 참여한 탓에 총 지분율(33.6%)에는 변동이 없었다.
2006년에는 계열사 판당고코리아와 합병이 이뤄졌고, 피합병법인 주주였던 이 회장은 4만 주를 추가로 취득했다. 2010년에는 일본 협력사 '에이벡스(AVEX)' 측이 갖고 있던 SM엔터테인먼트 지분 약 24만 주를 이 회장이 직접 사들인다. 추가적인 지분 취득에도 불구하고 판당고코리아 합병 발행 신주와 임직원 주식매수선택권행사 주식수가 워낙 많아 이 회장 지분율은 2010년 11월 말 기준으로 27.75%까지 희석된다.
지분율이 20%때까지 떨어졌지만 이 회장의 주식 매도는 계속됐다. 2010년 12월 50만 주를 판데 이어 2012년 1월 추가로 40만 주를 시간외매매로 넘긴다. 두 번의 주식 매도로 이 회장 지분율이 21.97%까지 떨어지지만 매매대금으로 255억 원을 받는다.
다만 2012년 매각 때는 앞선 2006년 경우와 마찬가지로 곧바로 유입자금을 유증 비용으로 쓴다. 당시 이 회장은 유상증자 참여를 위해 총 141억 원을 투입한다. 이 회장은 2012년 거래를 끝으로 주식 매매 거래와 담을 쌓았다. 보유 주식은 동일하지만 신주 발행으로 전체 주식수가 늘어나면서 지분율이 20.1%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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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전 67%에 육박했던 이 회장 지분율은 현재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지분율은 크게 낮아졌지만 그 대가로 수백억 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다. 이 회장은 상장 이후 보유 지분을 팔아 총 476억 원을 벌어들였다. 물론 지분 취득을 위해 돈을 쓰기도 했다. 지분 매입 비용으로 쓴 자금은 217억 원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이 회장은 주식 매매를 통해 약 260억 원의 현금을 손에 쥔 것으로 집계된다.
20%의 지분율은 대주주가 경영권을 유지하기에 부족한 감이 없지 않다. 증권업계는 상장사의 경영권 지분 마지노선을 30% 대로 보고 있다. 통상적인 관점에서 보면 SM엔터테인먼트는 경영권 분쟁 리스크에 노출돼 있는 상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엔터테인먼트 기업 특성을 고려할 때 지분율과 오너십의 상관관계가 높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미 수 년 전부터 SM엔터테인먼트가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고, 이 회장도 사내에서 최대주주가 아닌 프로듀서로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에서 단순 지분율이 갖는 가치와 의미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SM엔터테인먼트 역시 같은 입장이다.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는 최대주주지만 아티스트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며 "다른 누군가가 최대주주가 된다고 한들 그 역할을 대신해서 지금처럼 끌고 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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