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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KT&G 지분 매각 철회한 속내 정부 의중, 경영 판단 등 복합적…"향후에도 처분 계획 없어"

윤지혜 기자공개 2017-09-25 15:29:59

이 기사는 2017년 09월 21일 1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은행이 보유한 KT&G 지분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기업은행은 공식 입장을 밝히며 '연내' 매각 계획 철회에 방점을 찍었다. 은행 내부에서는 향후에도 KT&G 지분을 팔지 않겠다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파악된다. 기업은행을 통해 KT&G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고 싶은 정부의 바람과 고배당주인 KT&G 를 대체투자처로 남겨놓고자 하는 경영진의 판단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기업은행은 20일 이사회를 개최해 올해 말까지 KT&G 보유지분 6.93%(951만485주)를 전량 매각하겠다는 2015년 이사회 결정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2015년과 경영환경이 달라졌고 결정 당시 12.39%였던 자기자본비율이 현재는 14% 안팎까지 올라왔기 때문에 급하게 지분을 매각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표면적으로는 은행의 자본건전성 개선 등을 근거로 내세웠지만 실은 정부의 입김과 은행 내 경영 판단 등 보다 종합적인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은행과 KT&G 모두 상장사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밝히지 않았지만 기업은행은 향후에도 KT&G 지분을 매각하지 않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기업은행이 국민연금을 제외하고 KT&G의 실질적인 대주주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간 기획재정부는 은행을 통해 KT&G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정부는 한국담배인삼공사였던 KT&G가 민영화가 됐지만 여전히 담뱃세 등 국가 정책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에 지배력이 약화되길 원치 않았다. 수년간 기업은행이 KT&G 지분 처리 방안을 놓고 쉽사리 결정을 내리기 어려웠던 것도 선제적으로 정부와의 의견을 조율할 수 밖는 입장 때문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기업은행 지분 51.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정부의 입김과는 별개로 기업은행 또한 KT&G에 대한 자산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연간 현금배당성향이 40%를 넘어가는 고배당주인 KT&G 지분 투자를 대체할 수 있는 투자처를 찾기도 쉽지 않고 실질적으로 잡히는 배당수입을 포기하기 쉽지 않다고 봤다. 기업은행은 KT&G를 통해 매년 약 350억 원에 달하는 배당수입을 챙기고 있다.

실제로 최근까지 미래에셋대우 등 국내외 IB들이 KT&G 지분 거래를 주선하기 위해 기업은행에 접촉했지만 이를 반려했다는 후문이다. IB업계에서는 보유 지분 전체를 유동화하거나 일부를 떼어 파는 등 다양한 구조와 조건을 은행에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기업은행은 KT&G 지분을 은행 내 매도가능유가증권으로 남겨놓는게 낫다고 판단했다. 보유 지분 6.93% 중 일부만 매각하는 방안도 현재로선 고려하고 있지 않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지분을 유동화하려면 파킹 등의 거래가 이뤄질 수 밖에 없는데 지금으로선 은행의 보유 자산으로 유지한 채 배당 효과를 얻는 게 실익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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