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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은행연합회장 선출, '낙하산' 논란 없앨까 절차적 투명성 추진 '긍정적', 신상훈·김창록·윤용로 등 하마평

안경주 기자공개 2017-09-28 07:54:14

이 기사는 2017년 09월 26일 17: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기 회장 선출을 앞둔 은행연합회가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낙하산 인사 논란을 없앨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은행연합회가 차기 회장 선출과 관련해 후보 추천과 검증 등 절차적 투명성을 제고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깜깜이와 낙하산 인사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차기 회장 선출과 관련해 절차적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하 회장은 지난 25일 기자와 만나 "차기 회장 선출 과정에서 절차적 투명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이사회에) 보고했다"며 "후보 추천, 후보의 자질 검증, 이사회 결정, 총회 승인 등의 절차를 거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은행연합회의 회장 선출 과정이 공개되지 않아 깜깜이와 낙하산 인사에 취약하다는 비판을 의식한 조치다. 실제로 하 회장이 선임됐던 지난 2014년부터 금융권 안팎에선 은행연합회장 선출과 관련한 투명성 요구가 제기됐다.

현재 투명성 제고 방안으로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를 구성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5대 금융협회(은행연합회, 금융투자협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 중 은행연합회만 회추위를 별도로 두지 않고 이사회에서 직접 후보를 발탁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구성은 조금씩 다르지만 은행연합회를 제외한 금융협회의 경우 모두 회추위에서 회장 후보를 추천하고 있다. 최근 차기 회장 선출에 나선 손해보험협회는 이사회 결의를 통해 회원사 대표 6명과 외부인사 2명 등으로 회추위를 꾸렸다.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보·한화손보·흥국화재·서울보증보험 등 6개사 사장과 김헌수 보험학회장(순천향대 교수), 장동한 리스크관리학회장(건국대 교수) 등이다.

금융투자협회는 공익이사 5명 가운데 3명과 외부인사 2명 등 총 5명으로 회추위를 구성한다. 생명보험협회의 경우 회추위는 총 7명으로, 회원사 대표 등과 외부인사가 각각 5명, 2명 참여한다. 여신금융협회는 회추위 추천을 받아 총회에서 회장을 선출하는데 비상근 회장 선출시에는 회원이사 중에서 회장을 선출하도록 규정돼 있다.

은행연합회를 제외하고는 모두 회추위에서 회장 선출에 1차적으로 간여하는 구조다. 반면 은행연합회는 이사회에서 내정한 후보를 총회에서 22개 은행장들이 추대하는 방식으로 선출해왔다.

물론 은행연합회가 회추위 구성을 위한 물리적 시간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사회 내 소위원회와 같은 별도의 조직을 구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회추위 구성 여부를 떠나 은행연합회가 절차상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 마련에 나섰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다.

특히 최소한의 절차적 투명성을 제고할 수 있게 되면서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깜깜이와 낙하산 인사 논란을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하 회장이 연임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는 점이 차기 회장 선출과 관련한 절차상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하 회장은 최근 은행연합회 이사를 맡고 있는 여러 은행장들에게 연임 의사가 없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회추위 구성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차기 회장 선출 절차의 투명성을 제고하기로 한 것은 과거와 분명 달라진 점"이라며 "현직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 하 회장이 연임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점도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다만 차기 회장 후보 추천 과정에서 정부의 입김이 닿을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변수다. 한국거래소 이사장 선출 사례가 대표적이다. 한국거래소는 이사장 선임을 위한 공모절차를 진행해 수십 명의 쟁쟁한 지원자를 받았다. 이미 '내정설'이 나도는 후보까지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낙하산 인사' 논란 등으로 인해 추가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공모 등 절차상 투명성을 가져갔지만 정부의 입김이 닿으면서 논란이 증폭된 셈이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연합회가 차기 회장 선출과 관련한 인선 기준 등을 내놓지 않아 정부의 입김이 어떻게 미칠지 파악하기 어렵다"며 "다만 은행업이 정부의 규제를 받는다는 점에서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시장 안팎에선 하영구 현 회장이 연임에 도전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만큼 향후 누가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레이스에 참여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현재 차기 회장 후보로는 민간 출신으로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신 전 사장은 1948년생으로 전북 군산 출신이다. 관료 출신 인사로는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가 하마평에 오른다. 행정고시 13회로 관직에 발을 들인 김 전 총재는 경남 창녕 출신으로 재정경제부를 거쳐 금융감독원 부원장과 산업은행 총재를 지냈다. 관료 출신이지만 은행 경험을 두루 거친 윤용로 전 기업은행장도 후보군에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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