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합회 회추위 설치 무산 가능성 '솔솔' 일부 은행장 '반대의견' 전달, 내달 이사회 '마지노선'
안경주 기자공개 2017-09-04 08:30:00
이 기사는 2017년 08월 31일 16: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국은행연합회 하영구 회장의 임기만료일이 다가오고 있지만 차기 회장 선출 방식에 대한 결정이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당초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통한 회장 선출 방안이 유력시 됐지만 최근 무산 가능성도 점쳐지는 분위기다.은행연합회 이사를 맡고 있는 은행장들의 의견이 다른데다 최근 열린 이사회에서도 회추위 설치와 관련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정관 변경 등 회추위 설치에 필요한 물리적 시간을 고려할 때 다음달 예정된 이사회까지 결정이 나야 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지난 28일 정기이사회를 열었으나 회추위 설치와 관련한 논의는 하지 않았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이사회 안건으로 회추위 설치와 관련한 내용은 없었고, 회의 진행과정에서도 (회취위 문제는)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 회장 역시 정기이사회 직후 회추위 설치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답했다.
은행연합회는 올해 상반기부터 회추위 설치 여부를 내부적으로 검토해 왔다. 매번 은행연합회장 선출 때마다 '내정설', '낙하산 인사' 등 논란이 끊이지 않자 투명성을 제고하겠다는 이유에서다. 그동안 은행연합회장은 이사회에서 회장을 내정하고 총회에서 추대하는 방식으로 선출했다.
은행연합회가 회추위 설치 여부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힌 지 두 달여가 지났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사회에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은행권 안팎에선 은행연합회 이사를 맡고 있는 은행장들 간 의견이 달라 이사회에서 논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일부 은행장들은 하 회장에게 회추위 설치 반대 의사를 직접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 멤버인 한 은행장은 "투명한 회장 선출 절차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동의한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회추위를 설치했더라도 낙하산 인사 논란에서 자유로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방식이든 논란이 생길 수 있다면 굳이 (회추위를)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회추위 설치를 추진하는 시점이 적절치 않다는 은행연합회 내부 의견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차기 회장 선출을 앞두고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이유다.
이 때문에 사실상 회추위 설치가 무산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사회 안건조차 올라오지 않았다는 것은 아직 회추위 설치와 관련해 논의할 시점이 무르익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좀 더 지켜봐야 하지만 (회추위 설치) 무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 회장의 임기는 오는 11월30일까지다. 은행연합회가 회추위를 통해 차기 회장을 선출하기 위해선 다음달 이사회에서 회추위 설치 여부가 최종 결정돼야 한다.
회추위를 설치하기 위해선 정관을 변경해야 하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 정관에는 '정관변경은 회장 또는 정사원의 3분의1 이상의 발의에 의해 총회에서 정사원의 3분의2 이상 동의를 얻어야 한다. 또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제34조)'고 돼 있다.
앞선 관계자는 "회추위를 구성하고 차기 회장 선출과 관련한 공모 절차를 진행한다고 봤을 때 10월 중순까지는 회추위 설치와 관련한 절차가 마무리 돼야 한다"며 "은행연합회 이사회가 한 달에 한번 열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9월 이사회가 회추위 설치를 결정할 마지노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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