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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골프존, '골프장 통폐합' 큰그림 성공할까 4년전 골프존, 케이스톤과 한차례 시도…자본력 바탕 승부수

윤동희 기자공개 2017-09-27 08:27:51

이 기사는 2017년 09월 27일 08: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MBK파트너스가 골프장 대중화 작업을 시작했다. 최대 1조 원에 달하는 장기적인 투자 계획으로 일본식 골프장 구조조정 방식을 한국에 도입한다는 설명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골프존뉴딘과 함께 골프존카운티 유상증자를 단행한다. 단순 지분취득은 이번 투자의 궁극적인 목적이 아니다. 추가적인 골프장 인수, 운영을 통해 국내 골프장 산업의 구조조정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필요한 자금은 점진적인 증자를 통해 충당하고 총 규모는 1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일본식 골프장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꼽히는 대중화 작업은 일본에서는 2000년대 초에 이뤄졌다. 1990년대 후반 일본의 부동산 가치가 떨어지면서 골프산업이 어려워졌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시작됐다. 이후 골드만삭스 등 재무적투자자가 나서 골프장 통폐합 작업을 시작했고 아코디아와 같은 저가의 체인 형태 골프장 사업이 주류를 이루게 됐다.

사실 한국의 골프장 사업도 일본의 사례를 따라 갈 것이라는 진단은 수년 전부터 돌았다. 이 같은 전망에 기반해 골프장을 대중화·체인화 하겠다는 작업은 MBK파트너스의 공동투자자인 골프존이 4년 전 한 차례 시도하기도 했다.

골프존은 2013년 케이스톤과 공동으로 골프장 안성Q를 인수했다. 당시 골프존과 케이스톤은 단순한 일회성 골프장 투자가 아닌 일본의 아코디아 사업 모델을 한국에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안성Q 운영업체였던 태양시티건설에 투입된 자금까지 합하면 투자된 금액은 총 600억 원이다.

당시는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가격하락으로 골프장 투자 신드롬이 일면서 케이스톤 뿐 아니라 여러 공제회에서 골프장 투자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던 때다. 하지만 골프장이 적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거나 소송 등의 영향으로 정상화가 늦어지자 일본식 골프장 구조조정 도입에 대한 열기는 빠르게 식었다.

실제로 안성Q는 투자금 유입으로 2015년 흑자전환에 성공하긴 했지만 소송 등의 영향으로 회생절차는 2016년 7월에야 종결했다. 코스카CC는 전문건설공제조합과 대한전문건설협회가 공동투자해 개장했으나 적자가 누적됐고 결국 공제회 산하 자회사로 편입됐다.

결국 출자에 적극적이어야 했던 기관투자자들이 직접 골프장 투자에 나섰다가 크게 데이면서 골프장 투자에 소극적으로 변했다. 무엇보다 모범적 사례를 남겨야 했던 안성Q의 경우 소송의 영향으로 법정관리 졸업이 늦어 최초의 포부는 흐지부지됐다.

아코디아식 사업모델은 그럴싸하게 들렸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던 탓이다. 한국은 대지가 넓은 다른 나라와 달리 단위당 골프장 건설과 유지보수 비용이 커서 대중화가 쉽지 않다. 든든한 자본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다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18홀 규모의 골프장 건설에는 30만 평의 대지가 필요하고 안성Q 사례를 살펴봤을 때 법정관리 매물이나 정상 클럽을 인수할 경우 약 600억 원에서 1000억 원이 든다. 국내 골프장 수는 555여개다. 아코디아가 135개의 골프코스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5%(일본 골프장 수는 2000여 개) 수준인 30여 개가 인수 대상이 된다. 이중 20여 개만 직접 인수하고 레버리지 50~60%를 적용한다 해도 1조 원 이상의 자금이 소요된다.

이후 사모펀드의 골프장 인수는 종종 있었지만 이전처럼 체인화·대중화를 표방한 컨셉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막대한 자본력과 까다로운 골프장 운영 노하우를 갖추기는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합작투자는 MBK파트너스의 탄탄한 자본력과 운영능력을 검증받은 골프존의 시도로 시장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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