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10월 18일 08: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벤처캐피탈업계에서 유한책임사원(LP)과 위탁운용사(GP)간 역학관계는 뚜렷하다. 막대한 펀드 출자금을 내놓는 LP 앞에서 GP는 한없이 작아지는 존재일 수 밖에 없다.하지만 최근 들어 이 같은 구도가 점차 변화하고 있다. 얼마전 막을 내린 모태펀드 3차 정시출자사업에서는 동일 계정내 복수 지원 허용과 운용인력 규제 완화 등이 포함됐다. 유례없는 출자사업의 흥행을 위해 GP의 부담을 크게 줄이고 분야별 유효 경쟁률을 높이겠다는 시도에서다.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성장금융)이 내놓은 출자 계획은 더욱 파격적이다. 성장금융은 '초기기업 후속투자 펀드(follow-on)'와 관련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풀 캐치 업(Full Catch up)' 방식을 허용키로 했다.
풀 캐치 업은 펀드가 기준 수익률(8%)을 넘어서는 성과를 거뒀을 때 투자 원금(약정총액)외 발생된 수익까지 GP의 성과보수 적용 범위를 확대·적용하는 방식이다.
원금과 기준 수익을 제외한 일부 수익만 성과보수 산정 대상으로 삼았던 기존 방식과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목표 수익에 도달한 GP에게 더 많은 성공 보수를 양보하는 것이 단순 '퍼주기'가 아닌 투자 시장 선순환 구조의 밑거름이라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캐치 업이 적용되면 GP는 더 많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청산 실적에 따라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내 만연했던 운용 인력의 잦은 이동도 줄일 수 있다. 글로벌 대체투자 시장에서 캐치 업이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것도 이 같은 장점 덕분이다.
사실 국내에서도 캐치 업 제도의 필요성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하지만 당장 자신들의 수익을 떼어내 GP에게 제공해야 한다는 점을 꺼려한 LP들이 번번히 이를 묵살해 왔다.
대체투자 시장 환경은 더 이상 예전 같지 않다. LP들도 자신의 자금을 잘 운용해 줄 수 있는 GP를 찾기 위해 '세일즈'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쏟아지는 출자사업 속에서 GP들 역시 자신들에게 더 많은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곳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벤처캐피탈 시장에서 LP와 GP를 단순히 '갑'과 '을'로 규정 짓던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는 GP들의 요구를 반영하고 그에 걸 맞는 수익을 기대할줄 아는 LP의 유연한 변화가 주목받는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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