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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은행연합회장 자격 논란 확산 왜? 후보추천권 있는 은행장, 막판까지 고심할 듯

안경주 기자공개 2017-11-03 10:24:53

이 기사는 2017년 11월 01일 19: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령의 전직 관료들이 은행연합회장을 맡아 다시 금융권에 복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후보 자격 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유력 후보로 구체적인 이름이 거론되자 "욕심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권에선 관료출신의 은행연합회장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현업과 동떨어진 인사는 부담이란 의견이 대부분이다. 특히 4차혁명 시대를 맞아 은행의 역할과 경영환경이 급격히 바뀌고 있는 시점에서 고령의 전직 관료가 은행연합회를 제대로 이끌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많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이달 중순께 이사회를 열고 차기 은행연합회장 후보추천을 받는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아직 이사회 날짜를 정하지 않았지만 이달 중순께 열릴 예정"이라며 "이사회 당일에 은행장들로부터 (차기 회장) 후보추천을 받는다"고 말했다.

은행연합회 이사회가 개최되기 전까지 사실상 차기 회장 후보군을 알 수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최근 김용덕 전 금융감독위원장이 손해보험협회 회장으로 선임되면서 은행연합회장 역시 전직 관료 중 한 명이 맡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은행권 안팎에선 홍재형 전 부총리를 유력 후보로 꼽는다. 관료출신인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와 윤용로 전 기업은행장도 유력하게 후보로 거론되지만 최근 홍 전 부총리가 더욱 주목받고 있는 분위기다.

홍 전 부총리 역시 은행연합회장에 도전할 의사를 내비쳤다. 지난달 열린 '역대 부총리·장관 초청 만찬 간담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차기 은행연합회장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후배들이 나와서 활동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해 고려 중에 있다"고 전했다.

전직 관료, 특히 홍 전 부총리처럼 고령의 전직 관료들이 유력 후보군으로 언급되는 것과 관련해 은행권 일각에선 환영하지만 대다수 우려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다.

은행장들이 관료출신의 은행연합회장을 선호하는 이유는 금융당국과의 가교 역할 때문이다. 규제산업인 은행업의 특징상 정책수립 과정에서 금융당국과 업계간 협의해야 할 일이 많고, 이 때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 은행연합회장이다. 따라서 현직 관료와 연을 갖고 있는 관료출신의 은행연합회장이 적임자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고령의 전직 관료들이 오면 이 같은 가교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현직을 떠난 지 오래됐고 금융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지하지 않는다. 금융위원장보다 행정고시 기수가 10~20년 가량 높은 '대선배'들이 오는 것에 속내가 편치 않아 보인다. 실제로 금융당국에선 홍 전 부총리를 차기 은행연합회장으로 적극 지지하는 상황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단적으로 지난달 30일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최종구 위원장의 답변이 대표적이다. 당시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20년 전 금융 수장이었던 분이 세평에 오르내리고 있어 눈과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을 방치하면 결국 대통령에게 누가 되니 금융위원장이 대통령에게 직언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그런 분들이 오실 우려가 있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빠르게 변화고 있는 은행산업을 대표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 제기된다. 글로벌·디지털화 뿐만 아니라 4차혁명 시대를 맞아 은행의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고령의 전직 관료가 적응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은행장들의 나이가 젊어지고 있는 것과도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은행장으로 확정된 허인 KB국민은행장 내정자는 1961년생이다. 유력 후보로 꼽히는 홍 전 부총리와 23년 차다.

은행권 관계자는 "미래 성장을 준비할 수 있는 '혁신'이 필요한 상황에서 고령의 전직 관료들이 현재의 금융산업 위기 국면을 타개할 역량이 있을 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은행들이 젊은 CEO를 선임하는 것도 빠르게 변하는 금융산업을 염두해 둔 것"이라며 "젊은 수장으로 세대교체를 하려는 노력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차기 은행연합회장의 자격 논란이 커지면서 후보추천권을 가진 은행장들의 고민도 커졌다. 차기 은행연합회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선 은행장의 추천이 우선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장은 정부나 정치권에서 차기 회장 후보 추천과 관련해 아직 요청이 없었다는 것을 전제로 "후보추천을 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오면 이를 무시하기 어렵고 그렇다고 은행권에서 반대하는 인사를 추천하자니 부담"이라며 "막판가지 고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심 중에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달 중순께 예정된 은행연합회 이사회에서 은행장들이 어떤 후보를 추천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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