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11월 21일 08: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엔지니어링 업체 삼안의 2대주주인 채권단이 최근 보유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나섰다. 채권단은 2년전 삼안의 워크아웃 일환으로 경영권 매각 이후 330억 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단행했다. 이를 통해 채권단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31.89%다.채권단은 NH농협은행과 우리은행, 기업은행으로 구성돼 있다. 채권단이 지분 매각에 나선 것은 삼안의 회생에 투입된 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것이다.
여기까지 살펴보면 채권단의 의사결정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세부적인 매각 일정을 살펴보면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일정을 지나치게 빡빡하게 잡았다는 점이다. 매각 주관사는 오는 29일까지 인수의향서를 접수한다. 본입찰은 이틀 뒤인 12월 1일이다. 별도의 예비실사는 없다.
매각 주관사 관계자는 "2대주주 지분이다 보니 상세한 회사 정보를 제공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때문에 데이터 룸 개방 등 예비실사 단계 없이 곧바로 입찰을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정도 일정이지만 제대로 된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은 특히 우려스럽다. 제한적인 정보만을 가지고 수십억 원에서 수 백억 원에 이르는 투자를 결정하기엔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이런 요인들로 인해 시장에서도 이번 지분 매각에 대해 회의적으로 바라본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매각 대상이 마이너 지분인 데다 삼안이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투자할 만한 매력이 떨어진다"며 "향후 상장할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검토해볼만 하겠지만, 현재 삼안의 사정을 감안하면 상장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이렇듯 채권단의 출자전환 지분 매각은 시작부터 삐그덕거리고 있다. 매각을 둘러싼 정황들을 볼 때 거래 성사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다. 이쯤 되니 채권단의 전략전 판단에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애초 출자전환 당시 자금 회수 플랜을 마련해뒀으면 어땠을까 싶다.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채권단은 수백억 원을 지원했으면서도 임기응변식의 의사결정을 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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