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손태승發 인사 '출신 안배' 없을까 임원 12명 이달 임기 종료, '상업이 한일보다 유리' 평가도
김장환 기자공개 2017-12-05 09:12:05
이 기사는 2017년 12월 04일 15: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 임원인사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손태승 내정자의 행장 선임 안건이 상정될 오는 22일 임시 주주총회 직후 임원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을 고루 안배하는 '탕평' 성향 인사가 실시될 수도 있지만, 손 내정자가 최근 밝힌 포부를 보면 전혀 다른 방향의 인선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엿보여 주목된다.4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올 12월 임기 만료를 맞이하는 임원은 총 12명에 달한다. 비슷한 시기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던 남기명 수석부행장이 지난달 직위 해제됐고, 조규송 상무는 자진 퇴임하면서 그나마 숫자가 줄었다. 우리은행 내부에서는 손 내정자 선출 후 이들 임원의 연임 여부와 교체 인사 선정 등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12명의 12월 임기 만료를 맞는 임원에 상업은행 출신이 보다 많다는 점이다. 7명이 상업은행, 나머지 5명이 한일은행 출신이다. 한일은행 출신이자 같은 시기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던 손태승 부문장이 행장 내정자가 되면서 글로벌부문장도 새롭게 뽑아야 한다.
일단 세부내역을 보면 상업은행 출신 임기 만료 임원은 김홍희 부동산그룹 부행장, 조재현 디지털금융그룹 부행장, 신현석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조운행 기관그룹 부행장, 권광석 IB그룹 부행장, 김영배 외환사업단 상무, 허정진 정보보호단 상무다. 반면 최정훈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 박성일 준법감시인, 김선규 여신지원그룹 부행장, 장안호 기업그룹 부행장, 이동연 중소기업그룹 상무는 한일은행 출신이다.
우리은행의 기존 임원인사 성향대로면 이들이 빠지는 자리에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을 맞춰 넣으면서 양쪽 출신 인사 비율을 유지할 공산이 높았다. 우리은행에서 이는 오랜 기간 이어진 '전통'이었다. 우리은행은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1998년 대등 합병해 탄생한 곳이다. 상업은행 출신인 이순우 전 행장-이광구 행장으로 전권이 이어지기 전까지만 해도 행장 역시 이들 은행 출신이 번갈아 맡는 '불문율'이 있었다. 이에 걸맞게 임원 비율도 비슷하게 유지해왔다.
하지만 손 내정자 체제 하에서도 이 같은 불문율이 그대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특히 손 내정자가 선출 직후 밝힌 말들이 주목된다. 그는 이달 1일 가진 내정자 선출 기자간담회에서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 숫자를 인위적으로 맞춘 임원인사는 단행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능력과 실력만 두고 임원을 뽑아 계파 갈등을 없애겠다고 했다.
정작 손 내정자 말대로 고르게 분배가 되지 않은 인사가 이뤄질 경우 우리은행 내부에서 당분간 잡음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도 높다. 상업은행 출신으로 행장이 이어지면서 한일은행 출신들의 불만이 우리은행 내에 잠재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한일은행 출신 행장이 오자마자 이쪽 은행 출신 비중이 높은 임원 인사를 단행하게 되면 내부에서 불거질 잡음이 어떨지는 짐작이 어렵지 않다.
일각에서는 이에 따라 오히려 상업은행 출신 비중이 보다 높은 임원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엿보인다는 말도 들린다. 한일은행 출신인 손 내정자가 출신 성분이 다른 쪽 인사들을 보다 많이 안배하면서 계파 갈등을 잠재우는 듯한 양상을 보여줄 수도 있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 채용비리 문제가 정치권에서 터진 것 자체가 계파 갈등에서 비롯된 일"이라며 "손 내정자 입장에서 한쪽에 치우친 임원 인사를 단행하기는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업은행 출신에 보다 유리한 인사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까지 우리은행 내에 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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