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12월 26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J그룹은 재무적 투자자(FI)들에게 약조한 '투썸플레이스' 기업공개(IPO)를 무사히 성사할 수 있을까. 투썸플레이스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를 위한 본입찰이 임박한 가운데 일각에선 재벌 기업 스핀오프란 특성과 경쟁이 치열한 프랜차이즈업을 영위한다는 점 등을 한국거래소가 부담스러워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26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프리IPO 거래 주체인 CJ푸드빌은 이번 주 투썸플레이스 주요지분 매각 본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현재 본입찰 적격자(숏리스트)는 사모투자(PE) 운용사인 H&Q코리아와 앵커에쿼티파트너스 2곳으로 압축된 상태로 파악된다. 거래 대상은 투썸플레이스가 발행하는 유상증자 신주로 예상 딜 사이즈는 최대 2000억 원 수준이다. 매매가 마무리되면 FI는 투썸플레이스 지분 30~40%를 소유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선 H&Q와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매물에 대해 각각 얼마의 가치평가(밸류에이션)을 내릴지와 더불어, CJ푸드빌이 이들에게 약속한 투썸플레이스 IPO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어떤 조건을 내걸 것인지 등이 양자 간 승부를 가를 주 포인트가 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앞서 CJ푸드빌은 지난달 21일 이사회를 열고 자사가 보유한 외식 브랜드 중 가장 실적이 우수한 투썸플레이스를 물적분할키로 결의했다. 분할기일은 내년 2월 1일. 분할 직후 CJ푸드빌은 투썸플레이스 지분 100%를 취득, 자회사로 편입시키게 된다.
거래 관계자들은 △CJ라는 재벌그룹에서 떨어져 나오는 기업 특성상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이슈들에서 투썸플레이스가 자유로울지 △이를 차치하더라도 국내에 프랜차이즈가 워낙 많은 상황에서 커피전문점의 IPO가 시기적으로 적절한지 △결론적으로 이런 변수들이 거래소의 상장심사에서 걸림돌로 작용하진 않을지 등에 의문을 표한다.
일례로 한 때 이번 딜의 잠재 투자자였던 스탠다드차타드 프라이빗에쿼티(SC PE)는 프랜차이즈업이 PE가 투자하기에 만만찮은 업종이라고 판단, 중간에 참여 의사를 접은 것으로 전해진다. 일단 CJ 내부적으론 투썸플레이스 증시 입성에 자신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이 목표인 것으로 추정된다.
경험적으로 볼 때 거래소가 투썸플레이스 같은 기업의 상장예비심사에서 유의 깊게 살펴보는 요소는 두 가지다. 첫째, 예비 상장사가 영위하는 사업이 얼마나 트렌디하고 유행에 민감한가이다. 커피 제조·판매업의 경우 음료에 대한 소비자 기호가 얼마나 빨리 바뀌느냐에 따라 성장성이 영향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거래소의 우려 요인이 없는 산업은 아니다. 다만 이런 유행적인 조건들이 실적상으로 확연히 드러나지만 않는다면 거래소가 이를 사유로 크게 문제제기하긴 어려울 것이란 게 일반론이다.
둘째, 흔히 재벌 기업이라 할 때 거래소가 예민하게 보는 부분은 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과의 거래관계 존재 여부다.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사업체인 투썸플레이스의 경우 매출 쪽은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니 거래소가 문제 삼을 소지가 없다. 관건은 매입 측면에서 내부거래 비중이 얼마나 되느냐인데, 캡티브 마켓이 외부에서 인정할 만큼 명확한 원칙 하에 정립돼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게 중요하다. 다시 말해 계열사로부터 자재를 조달하거나 후생 지원을 받는 등의 과정이 정상적이고 합리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상장 준비 기업이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정리하자면 CJ가 투썸플레이스의 추가적인 성장 잠재력을 거래소와 시장에 입증하고, 캡티브 물량 수급을 결정하는 내부통제 구조가 적절히 설립돼 있음을 보여준다면 일부에서 제기되는 우려점을 해소할 수 있다는 얘기다.
투썸플레이스는 지난 10월 말 기준으로 국내와 중국에 910여 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매장 수로만 따지면 같은 시점 이디야(2071개), 스타벅스(1090개)에 이어 국내 3위다. 커피 외에 디저트류로 차별화를 시도한 결과 해당 메뉴 등에서 타 커피점 대비 경쟁우위를 갖췄다는 평을 얻는다. CJ푸드빌은 투썸플레이스의 해외 확장 자금 마련을 위해 프리IPO를 단행하는 것이다.
IB 관계자는 "투썸플레이스는 소비자들에게 상당히 고급스런 이미지로 어필하는 토종 브랜드 중 하나"라며 "이런 프리미엄 전략을 잘 유지할 수 있으면 그 자체로도 브랜드 파워에 해당하는 만큼 상장을 추진하는 데 있어 긍정적인 면도 많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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