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그룹, '수직계열화' 물샐 틈 없는 지배구조 ③지주사 전환 후 정비 속도, 김동녕 일가 60% 이상 지분
김기정 기자공개 2017-12-28 10:12:22
[편집자주]
섬유산업은 오늘날 한국경제를 일군 씨앗이다. 옷과 신발을 직수출하는 업태는 변화를 거듭했지만 여전히 수출 경제의 한 축을 이끌고 있다. 옷을 만들던 작은 공장들은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는 '의류 OEM사'로 재탄생했다. 그러나 상표가 없는 OEM업체는 외형에 밀려 그동안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단순 하청을 넘어 종합의류기업 등 변신을 꿈꾸는 숨은 주역들의 면면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2월 27일 16: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세그룹은 일찍이 구축한 지주사 체제를 토대로 지배구조를 정교하게 정비했다. 지주사 아래에 자회사와 여러 손자회사를 두는 수직 계열화를 구축했다. 오래 전부터 창업주인 김동녕 대표와 2세들이 확고한 지배력을 갖추면서 수월하게 기반을 다졌다.한세그룹은 2009년 일찌감치 지주사 체제를 갖췄다. 한세예스24홀딩스를 세우고 의류사업부문을 분할해 한세실업을 떼어 냈다. 지주사 전환 이전부터 창업주 김동녕 대표 일가는 확고한 지배력을 갖추고 있었다.
2008년 말 김 대표(18.34%)와 배우자 조영수 여사(3.17%)를 비롯해 장남 김석환 예스24대표(20.03%), 차남 김익환 한세실업 대표(16.02%), 막내딸 김지원 한세엠케이 상무(4.01%) 등이 60% 이상 지분율을 확보했다.
이듬해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거치며 그룹 지배구조가 보다 정교해졌다. 한세예스24홀딩스는 모태이자 그룹을 이끄는 한세실업 최대주주(41.33%)로 등극했다. 홀딩스에 대한 장남(26.94%)과 차남(21.55%) 지분율은 옛 한세실업 시절보다 확대됐다. 오너일가→지주사→사업회사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를 구축한 셈이다.
사업회사로 새 출발한 한세실업은 김 대표(7.25%), 장남(6.01%), 차남(4.81%) 순으로 지분을 확보했다. 이후 한세그룹은 지주사 아래에 여러 자회사를 병렬로 편입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분할 첫해 예스24, 한세실업 등 2개에 불과했던 한세예스24홀딩스의 자회사는 지난 3분기 말 기준 5개로 곱절 이상 확대됐다. 각 자회사 아래 해외법인을 비롯한 27개 법인을 두고 있다.
2011년과 2015년 유아동복 유통기업 드림스코(현 한세드림)과 패션브랜드 에프알제이(FRJ)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했다. OEM을 넘어 패션브랜드로 영역을 넓히기 위한 시도였다. 기존 예스24 자회사였던 동아출판이 2015년 홀딩스의 자회사로 이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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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그룹은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 대상이 아닌데도 순환출자 고리가 없다. 일찍이 구축한 지주사 체제를 밑바탕으로 2세 지배력을 강화하고 계열화로 정비해둔 결과로 분석된다.
한세예스24홀딩스는 그룹 양대 축인 예스24와 한세실업에 대한 지배력 강화에도 꾸준히 나섰다. 분할 첫해 예스24와 한세실업에 대한 지분율은 각각 49.54%, 41.33%였다. 2015년 지분을 매입해 지주비율을 충족하는 50.01%의 지분율을 갖췄다.
한세예스24홀딩스는 한세실업 지분 역시 추가로 매입하고 있다. 여러 번 장내에서 소규모 지분을 사들여 41.97%로 소폭 지분율을 확대했다. 지난 8월에도 한세실업 주식을 매수했다. 한세예스24홀딩스의 한세실업 지분율은 여전히 과반수에 못 미치지만 주주간 약정에 의해 의결권을 행사 중이다.
한세예스24홀딩스 관계자는 "우호세력인 최대주주와의 협약을 통해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한세실업에 대한 지분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법 등을 고려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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