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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프 인수 난항' SK증권 정기 인사도 '스톱' 올해 경영 일정 차질…임직원 피로감 누적

양정우 기자공개 2018-02-01 14:25:54

이 기사는 2018년 01월 30일 07: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케이프 컨소시엄의 인수 작업이 난항을 겪으면서 SK증권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당장 올해 정기 인사를 발표하지 못하는 등 경영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증권은 케이프측의 인수 작업이 삐걱대면서 올해 정기 인사와 조직 개편안을 확정 짓지 못하고 있다. 그간 매년 연말을 전후해 다음 해 정기 인사를 발표해 왔지만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SK증권이 케이프 컨소시엄으로 주인이 바뀌는 과정에서 진통을 겪고 있다"며 "현재 인수가 확정된 것도, 무산된 것도 아니여서 오너 측의 의사결정이 필요한 사안을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SK증권은 현재 정상적으로 영업 활동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올해 경영 목표와 전략 등 큰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있다. 회사 안팎에선 콘트롤 타워가 부재한 상태가 장기화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앞선 관계자는 "케이프측의 인수 건이 어떤 식으로든 빠르게 정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케이프 컨소시엄(케이프투자증권, 케이프인베스트먼트 등)은 SK증권을 인수하기 위한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고 있다. 현재 금융 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거치고 있다. 금융사 대주주가 재무적 혹은 도덕적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단계다. 당초 무난한 통과가 예상됐지만 뜻밖에도 수개월째 제동이 걸린 상태다.

아직 금융 당국에서 불승인을 확정한 건 아니다. 하지만 당국 일각에선 케이프 컨소시엄의 인수 구조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케이프 컨소시엄의 인수 주체인 특수목적법인(SPC)에 케이프투자증권이 출자한 것을 두고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로 볼 여지가 있는지 따져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를 포함한 금융투자업자는 자본시장법상 대주주(특수관계인 포함)에 대해 금전이나 증권 등 경제적 가치가 있는 재산을 대여할 수 없다. 채무 이행의 보증, 자금 지원 성격의 증권 매입, 그 밖의 거래상의 신용 위험을 수반하는 직간접적인 거래 역시 금지돼 있다.

SK증권 임직원은 매각 이슈에 따른 피로감이 점차 누적되고 있다. 경영권 이전 이벤트가 1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매각 과정 내내 임직원이 피로감을 느껴온 만큼 사기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SK그룹도 입장이 난처한 건 마찬가지다. 현행 공정거래법이 지주사의 금융사 소유를 금지하고 있어 하루라도 빨리 SK증권을 매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에서 대주주 적격 심사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않고 있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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