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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물 첫 포모사 그린본드, 도이치증권 맹활약 [Deal Story]수출입은행 채권 단독 주관…아이디어 제공, 절차 문제 해결

이길용 기자공개 2018-03-12 13:26:51

이 기사는 2018년 03월 09일 1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이치증권이 한국물(Korean Paper·KP) 시장에서 처음으로 성사된 수출입은행 포모사 그린본드(Greendbond)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아이디어 제공뿐 아니라 대만 금융당국과 소통을 통해 절차적인 문제까지 해결했다. 이번 딜에서 단독 주관사로 활약해서 포모사 그린본드라는 한국물 시장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수출입은행은 지난 8일 대만 시장에서 포모사본드 발행을 선언(announce)하고 투자자 모집을 시작했다. 이번 딜은 그린본드 형태로 진행됐으며 트랜치(tranche)는 5년물 변동금리부채권(FRN)으로 구성했다. 이니셜 가이던스(Initial Pricing Guidance·최초 제시 금리)는 3개월 리보(Libor)에 90bp(area)를 가산한 수준으로 제시했다.

북빌딩(수요예측) 결과 최대 10억 달러의 수요가 모였고 수정 가이던스를 제시하면서 최종 유효 수요는 7억 달러를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대만 60%, 아시아 35%, 유럽·중동 5%의 비중을 차지했다. 수출입은행은 발행 규모를 4억 달러로 결정했고 스프레드는 74bp로 확정했다.

이번 딜의 단독 주관사인 도이치증권은 한국물 첫 포모사 그린본드를 발행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아시아계 발행사로 범위를 넓혀도 수출입은행이 첫 번째다. 도이치증권은 수출입은행에 포모사 그린본드라는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이후 절차적인 문제까지도 해결하면서 단독 주관사로 선정됐다.

도이치증권은 연초부터 수출입은행에 일반적인 미국 달러화 포모사본드보다는 그린본드 형태의 발행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지난해 말 프랑스계 은행인 크레디아그리콜(CA)이 1억 5000만 달러 규모의 포모사 그린본드를 최초로 발행하면서 그린본드 형태로도 투자 수요를 모을 수 있다는 점이 입증됐다.

대만 금융당국은 그린본드의 경우 발행사로부터 별도의 증명서를 요구한다. 특수채이면서 사회책임투자(Social Responsible Investment·SRI) 채권인 그린본드는 별도의 자격을 입증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수출입은행은 지난 2013년과 2016년 두 차례에 걸쳐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그린본드를 발행한 경험이 있다. 그린본드 발행을 위해서는 노르웨이 국제 환경연구센터(CICERO)의 인증이 필요하다. 수출입은행은 지난 2013년 이미 인증을 획득했고 환경 개선과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 등에 자금을 집행했다.

포모사본드는 대만과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 동시 상장이 가능하다. 신용등급의 경우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의 등급을 그대로 쓸 수 있다. 다만 그린본드의 경우에는 별도의 규정이 없는 상황이다. 도이치증권은 수출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CICERO 인증을 그대로 활용해 대만 금융당국으로부터 허가를 받아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를 통해 단독으로 주관사 멘데이트를 확보할 수 있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그린본드와는 달리 포모사 그린본드는 아직까지 투자자 풀(Pool)이 형성되지 않았다. 기존에 포모사본드 투자자들이 이번 딜에서도 대거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SRI 펀드가 활성화돼 있어 그린본드 투자에 집중하는 기관들이 많다. 대만 시장에서는 아직까지는 SRI 펀드가 따로 구성된 곳들은 많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 기관들이 SRI 채권 비중을 내규로 정해 비중 확대가 필요한 기관들이 수출입은행의 포모사 그린본드를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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