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 하이투자證 인수 '난기류'…주목받는 BNK 금융당국 심사 중단, 회장 의혹 탓…타은행 인수 가능성 '재점화'
김장환 기자공개 2018-03-26 07:34:00
이 기사는 2018년 03월 23일 11: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DGB금융지주의 하이투자증권 인수 승인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관련 절차가 '올 스톱' 될 위기에 몰렸다. 금융위원회가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의 비자금 의혹 등이 해소되지 않는 이상 대주주 적격성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보고 있어 사실상 하이투자증권 인수가 불발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BNK금융지주가 하이투자증권 인수 기회를 재차 얻게 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23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DGB금융지주의 하이투자증권 인수 승인 심사 절차를 중단하기로 했다. 박 회장과 관련된 비자금 의혹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DGB금융지주의 하이투자증권 인수 대주주 적격성 심사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문제는 박 회장 비자금 의혹이 해소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박 회장은 2014년 3월부터 2017년 7월 사이에 상품권을 대량 구매하고, 수수료를 공제받아 현금화하는 일명 '상품권깡'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내사로 시작된 해당 수사는 현재 부산지검 특수부에서 맡고 있다.
박 회장의 관련 혐의는 검찰 뿐 아니라 금융당국에서도 정밀 검사에 나선 상태다. 지난달 26일 대구은행 내부통제 검사에 착수한 금감원은 애초 지난주 16일 마무리하려던 검사 일정을 이달 말까지 연장했다. 일상적인 내부통제 검사뿐 아니라 박 회장 비자금 문제까지 전방위로 살펴보면서 비롯된 검사 기간 연장으로 전해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 검사 결과 박 회장 혐의가 확인되면 추가적인 검찰 고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검찰 수사가 마무리되더라도 장기간 재판을 받는 게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에서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사건인만큼 법정에서 진실을 따지게 될 공상이 큰 사안이다. 1심과 2심, 대법원 최종 판결까지 고려하면 수년 동안 관련 재판이 이어질 수도 있다. 검찰이 무혐의 처리를 하지 않는 이상 박 회장은 장기간 비자금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기가 어려워 보인다.
결국 박 회장 비자금 의혹이 완전히 풀리기 전까지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승인하지 않겠다는 금융당국의 입장은 DGB금융지주가 이를 실현할 수 없게 됐다는 의미로 읽힌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DGB금융지주 대주주 적격성 심사 결과가 장기간 나오지 않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하이투자증권을 시장에 다시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간에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박 회장의 '사퇴'밖에 없을 것이란 평가다. 이와 관련 박 회장이 이날 대구은행장 사퇴를 공표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다만 DGB금융지주 회장직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BNK금융지주를 주목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의 유력한 인수 후보였던데다 다양한 증권사 매물이 나올 때마다 눈독을 들이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증권맨'으로 잘 알려진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9월 부임한 직후부터 증권 계열사 키우기에 힘을 쏟고 있다. BNK투자증권을 활용해 기업투자금융(CIB) 영역 확대를 꾀하기 시작했고, 또 유상증자를 거쳐 BNK투자증권에 '실탄'을 지원했다. BNK투자증권은 관련 자금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지 고심 중이다.
금융권에서는 하이투자증권이 매물로 재차 등장하면 BNK금융그룹이 BNK투자증권을 앞세워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DGB금융지주의 하이투자증권 인수가가 4500억원대였다는 점에서 보면 BNK금융그룹이 인수하기에 부담이 큰 매물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다만 BNK금융그룹은 하이투자증권 인수 가능성에 아직까지 선을 긋고 있다. 유상증자를 통해 BNK투자증권이 확보한 자금은 기업금융 등 자체적인 영업역량 강화에 활용할 것이란 입장이다. 아울러 당분간 인수·합병(M&A)을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란 입장 역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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