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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리, 꺼지지 않은 '주주제안' 불씨 주주행동 강화 움직임 시사, 지주사 전환 등 지배구조 개선안도 제기

김병윤 기자공개 2018-03-23 18:05:52

이 기사는 2018년 03월 23일 16: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천리의 주주총회에서 일부 주주가 제안한 안건은 모두 통과되지 않았다. 주주가치 제고의 취지였지만 만족할 만한 호응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급작스런 주주제안을 받은 삼천리 입장에서는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긴장의 끈을 놓기에는 이르다. 회사의 주주친화정책이 미흡할 경우 소액주주 간 연대를 강화할 의사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 차례 고비를 넘긴 삼천리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과제를 떠안은 셈이다. 향후 삼천리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진다.

삼천리 주주총회
※삼천리는 23일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삼천리빌딩에서 제52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의장을 맡은 이찬의 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사진=삼천리)

삼천리는 23일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삼천리빌딩에서 제52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날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보수 한도액 승인의 건 등이 안건으로 올랐다. 일부 주주가 제안한 △주당 배당금 6000원 △주식 분할의 건(분할비율 10:1) △자사주 소각(49만1620주, 12.12%) 등의 건도 상정됐다.

주주가 제안한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주당 배당금 6000원 건 경우 찬성률은 14.4%였다. 자동으로 회사가 제안한 3000원의 배당이 확정됐다. 특별결의로 진행된 주식 분할의 건(찬성률 23.7%)과 자사주 소각(25%) 등은 '출석주식의 2/3 초과'를 충족하지 못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가운데 눈길을 끈 것은 추가적인 주주제안을 시사한 것이다. 이번 주주제안을 한 주주 중 한 명인 정상훈 씨는 "삼천리가 주주가치를 높일 뚜렷한 방안을 내놓지 않는다면 다음 주주총회 때도 주주제안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씨는 미국계 투자회사인 브랜디스인베스트(Brandes Investment Partners, L.P, 이하 브랜디스)로부터 위임장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브랜디스는 삼천리 지분 8% 정도를 보유하고 있다. 브랜디스는 지난달 14일 지분 보유의 사유를 '단순 투자 목적에서 경영 참가 목적으로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정 씨는 "국내 기관투자자 경우 주주행동에 소극적이었기 때문에 외국계 투자사인 브랜디스와 접촉해 2% 정도의 의결권을 위임받았다"며 "이후 브랜디스가 직접 의결권을 행사하며 주주제안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주주는 "최근 대기업이 앞장서 자사주 소각과 액면분할을 하고 있다"며 "삼천리 역시 시대의 흐름에 동참하고 나아가 지주사 전환과 무상증자 등도 적극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주주총회 의장을 맡은 이찬의 부회장은 지주사 전환 등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한 기업지배구조 전문가는 "삼천리 경우 매해는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주주제안이 제기되고 있다"며 "주주제안 내역이 시대적 흐름과 부합되기 때문에 주주 의견에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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