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폐위기 기업 속출, 메자닌펀드 '멘붕' 하나은행·신금투 등 업권별 톱티어 기관 투자금도 손실 위기
이충희 기자공개 2018-03-30 11:12:22
이 기사는 2018년 03월 28일 15: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결산 시즌을 맞아 감사의견 거절, 감사보고서 미제출 등으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 2년 이내 이들 기업이 발행한 메자닌에 투자했던 기관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까지 2017회계연도 감사보고서 '의견거절'을 받은 코스피, 코스닥 상장사는 총 16곳으로 나타났다.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한 기업도 22곳이나 됐다. 이들 기업 대부분은 한국거래소에 의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거나 상장폐지 심사 대상에 올랐다.
해당 상장사들의 최근 2년 메자닌 발행내역을 전수 조사한 결과 최소 7개사에 주요 시중은행, 증권사, 자산운용사 자금이 투자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개 업권에서 인수한 메자닌들은 모두 개인투자자 자금과 연결돼 있을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요구된다. 전문투자자, 기관 자금이 대부분인 사모투자펀드(PEF)나 벤처캐피탈, 캐피탈사 등으로 넓히면 상폐 위기 기업에 물려 있는 자금은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파악된 7개 기업은 △우성아이비 △모다 △수성 △코디 △씨앤에스자산관리 △파티게임즈 △경남제약 등이다. 7개사에는 총 954억원 규모 자금이 물려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투자한 곳은 △KEB하나은행 △시너지투자자문 △KB증권 △신한금융투자 △흥국자산운용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라임자산운용 △에이원투자자문 등 각 업권의 톱티어급 금융투자기관들이다.
시너지파트너스(시너지투자자문), 파인아시아자산운용(에이원투자자문),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라임자산운용, 흥국자산운용, 아르테미스투자자문 등 자문사·운용사들은 메자닌 사모펀드나 프로젝트성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개인 일임계좌 등을 통해 메자닌을 인수했다. 대부분 리테일 시장을 통해 개인 고액자산가나 일반 법인 자금을 받아 투자했다.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 토러스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증권사들은 고유계정 자금을 활용해 투자했거나 메자닌 인수 이후 셀다운했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프라임브로커(PBS) 데스크가 있는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인수한 메자닌 중 일부는 헤지펀드 운용사 펀드로 흘러갔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 신한금융투자는 작년 7월 발행된 파티게임즈 신주인수권부사채(BW) 400억원 어치를 인수, 라임자산운용 헤지펀드에 200억원 셀다운했다.
KEB하나은행은 우성아이비의 단기차입금 10억원을 상환 받기 위해 지난해 6월 이 회사가 발행한 전환사채(CB) 10억원을 다시 인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재무여건이 좋지 않은 기업의 대출기간을 연장해주기 위해 일종의 꼼수를 썼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 상장사가 발행했던 메자닌은 처음 투자했던 기관이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한계에 직면한 기업인 것을 파악한 투자자들은 손실을 조금 입더라도 미리 팔아넘겨 자금을 일부 회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라임운용의 경우 상폐 사유 발생 이틀 만에 보유하고 있던 BW 상품 전액을 발행가에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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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감사 결과 의견거절을 통보받은 기업들은 자동으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것으로 본다. 7영업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해야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증권시장에서 퇴출된다. 감사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한 기업들은 다음달 2일까지 제출 기간이 한차례 유예된다. 이날까지도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10일 이내까지 다시 미제출하면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기업들은 대부분 재무여건이 극도로 악화돼 있어 메자닌 차입금을 갚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증시에서 퇴출될 경우 메자닌을 주식으로 전환하는 방식의 엑시트 기회도 사라지게 돼 투자 손실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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