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4월 09일 18시4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벤처펀드요? 공모펀드로는 출시하지 않을 계획입니다."얼마전 취재를 위해 만난 자산운용사 관계자의 말이다. 기존에 공모펀드로 성장한 운용사라 코스닥 벤처펀드도 당연히 공모펀드로 출시할 것이라는 예상은 무너졌다. 이 관계자는 사모펀드로만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선을 그었다.
코스닥 벤처펀드를 공모펀드로 만들지 않겠다는 이유는 간단했다. 사모펀드보다 '규제'가 많아 설정 자체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공모펀드에만 적용되는 '신용등급 채권' 포함 조항 때문이었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포트폴리오의 50%를 벤처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이 가운데 15%의 자금을 벤처기업의 신주, 즉 비상장 주식이나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에 투자해야 한다.
문제는 공모펀드의 경우 복수의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을 받은 메자닌만 편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반면 사모펀드의 경우 이런 제약을 받지 않아 다양한 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 실제 사모펀드 운용사들은 프리 IPO나 메자닌 소싱에 자신있을 뿐 아니라 경험도 풍부하다.
은행 대출조차 어려워 CB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벤처기업에게 신용등급을 받아오라니. 코스닥 벤처펀드를 통해 일반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벤처기업의 성장을 돕겠다던 정부가 스스로 공모펀드를 조성할 길을 막아놓은 셈이다.
언뜻 생각하면 공모건 사모건 펀드를 통해 벤처기업과 코스닥 상장 기업에 자금이 흘러가면 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생길법도 하다. 하지만 사모펀드로만 고액자산가들이 몰리는 지금 상황은 코스닥 벤처펀드의 본 취지와 어긋난 부분이 있다.
코스닥 벤처펀드는 시중의 자금을 코스닥 시장으로 유입시켜 혁신·벤처기업을 활성화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단순히 한번의 대량자금을 투입하기 위한 것이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꾸준한 자금과 관심이 필요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코스닥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소수의 고액 자산가 뿐 아니라 다수의 소액 투자자들의 관심이 중요하다는 의미기도 하다.
코스닥 벤처펀드가 출범한 지난 5일, 6개 공모펀드에 모인 자금은 고작 260억원이다. 40개 사모펀드에서 모은 자금 3448억의 1/10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액수다.
이대로라면 코스닥 벤처펀드는 공모주 혜택을 노리는 고액 자산가들의 전유물에 그칠 지 모른다. 지금 코스닥 시장에 필요한 것이 공모주 혜택에 기댄 고액자산가들의 '반짝 자금'일까, 소액일지라도 애정을 갖고 바라보는 '꾸준한 관심'일까. 정부는 코스닥 벤처펀드가 일회성 이벤트로 전락하지 않도록 본래 취지를 살릴 방안을 고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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