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삼성 인식조사]'삼성'이 싫은가 vs '오너'가 싫은가<5>일반인 삼성 부정적 54%, 전문직 긍정적 74%…학계 "오너 이미지 투영" 분석
이경주 기자공개 2018-04-18 10:14:33
[편집자주]
삼성은 한국 경제 기여도가 가장 높고 영향력이 큰 기업임에도 이미지는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더벨은 설문조사를 통해 삼성에 대한 인식의 실체를 파악해 보고자 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일반인 1003명 전화 설문과 경제계 전문직 종사자 272명 대면 설문을 진행했다. 삼성에 대한 대중과 전문직 종사자들의 인식을 비교 분석하고 삼성에 전하고 싶은 조언까지 담았다.
이 기사는 2018년 04월 16일 10: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이 싫은 것일까, 오너가 싫은 것일까.일반 국민들은 절반 이상이 삼성에 대한 전반적 이미지를 '부정적'이라고 봤다. 반면 경제계 전문직 종사자들은 같은 질문에 '긍정적'이라고 답한 비율이 높게 나왔다.
오너 일가에 대한 이미지는 일반인과 전문가 집단 모두 '부정적'이란 의견이 압도했다.
일반인들은 삼성이란 이미지에, 오너 일가의 이미지를 덧씌운 것이라 볼 수 있다. 삼성과 직간접적인 거래를 하거나 관련 정보를 많이 접한 경제계 전문직 종사자들은 삼성과 오너의 이미지를 분리해 삼성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학계에서 삼성 오너 일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기업까지 전이된 결과로 해석했다. 삼성이 가져가야 할 변화는 기업이 아닌 오너 일가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더벨 삼성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일반인 집단은 '삼성그룹에 갖는 전반적인 이미지는 어떠한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54%가 '부정적'(매우 부정적 23.1%, 대체로 부정적 30.9%)이라고 답했다. '긍정적'(대체로 긍정적 27.7%, 매우 긍정적 17.7%) 답변은 45.4%로 '부정적' 답변이 오차 범위 밖인 8.6%p 높다. 국민 중 절반 이상은 삼성을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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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전문가 집단의 의견과는 상이한 결과다. 전문가 집단은 같은 질문에 응답자의 74.3%가 '긍정적'(매우 긍정적 8.5%, 대체로 긍정적 65.8%)이라고 답했다. 부정적 답변은 25.7%에 그쳤다.
오너 및 임직원 인식에서도 다소 차이가 보인다. 두 집단은 오너 일가에 대해선 나란히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삼성 오너 일가는 청렴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일반인은 79.2%, 전문직 조사군은 87.1%가 '청렴하지 않다'고 답했다.
삼성 임직원에 대한 청렴도를 묻는 질문에 일반인들은 '청렴하지 않다'(48.9%)란 응답이 더 많았다. '청렴하다'고 생각하는 의견은 44.9%였다. 하지만 전문직 종사자들은 82%(대체로 청렴함 71%, 매우 청렴함 11%)가 삼성 임직원들은 청렴하다고 답했다. '청렴하지 않다'는 답변은 18%에 그쳤다
일반인 설문 조사의 응답은 이미지에 의존한 경향이 클 것으로 추정된다. 오너 일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임직원들에게까지 투영된 것이다. 하지만 삼성과 직간접적인 거래 관계에 있는 경제계 전문직 종사자들은 삼성과 거래에 대해 청렴하다는 이미지를 갖고 잇다.
오너 일가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인 것은 최근 불거진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연루 의혹 탓이다. 물론 이 사태는 정치권의 요구에 따른 강압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삼성 임직원들에겐 외부 강압에 의한 부정 역시 허락되지 않는다.
삼성은 임직원들에게 철저한 도덕성을 주문하고 있다. 대부분 임직원들이 사소한 접대나 향응도 일절 받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행동지침 격인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교육을 온오프라인으로 수시로 진행한다. 일부 계열사들은 하청업체 등으로부터 선물을 받고 돌려주지 못할 경우 이를 경매 처리해 사회에 기부하는 프로그램까지 운영하고 있다.
학계에선 일반인들이 삼성그룹 이미지에 오너 일가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을 투영시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좋지만 오너 일가는 싫다'가 아니라 '오너 일가가 싫어 삼성전자도 싫다'는 형태의 인식이다.
이경묵 서울대 교수는 "일반인들은 상대적으로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아 오너 일가의 부정적 인식이 삼성그룹 이미지로 고스란히 전이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상인 서울대 교수는 "전문가 조사는 삼성전자와 같은 한국 대표기업들이 잘하고 있다는 측면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일반인들은 삼성그룹을 좋지 않게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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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는 실체 여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일반인 또는 전문가 집단이 갖고 있는 이미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오랜 기간 이미지가 쌓여 고착돼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삼성이 반삼성 정서를 완화하기 위해선 기업의 변화보다 오너 일가의 변화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기업이 단순히 법을 준수하거나 공익활동을 하는 수준으론 인식 전환이 힘들다.
이 교수는 "스웨덴 발렌베리 가문 수준의 사회적 대타협안을 제시 하는 것 외에는 마땅한 방안이 떠오르지 않는다"며 "삼성이 법에 따라서 승계 과정을 밟고, 재단을 만들어 기부활동을 한다고 해도 이미지가 좋아질 것 같지는 않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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