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람코자산신탁 매각은 왜 '설(說)'로 그쳤나 이규성 회장, 개인주주 지분 자체모집 시도 실패…경영권 2500억 거론
윤동희 기자공개 2018-04-23 09:21:11
이 기사는 2018년 04월 19일 16: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M&A 시장의 주요 잠재매물이다. 매각설은 장기간 이어지고 있지만 기형적인 주주구성 탓에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지난해 말 기준 코람코자산신탁의 최대주주는 12.2%의 지분율을 보유한 우리은행이다. 산업은행이 11.7%를 보유한 2대 주주다. 2001년 산업은행과 한빛은행 등이 코람코자산신탁의 전신격인 코크랩(KOCREF)을 공동설립했기 때문에 이 같은 주주구성은 설립 후부터 큰 변동이 없다.
코람코자산신탁의 다른 주주로는 키움증권과 코리안리재보험, 신한은행 등이 있다. 가끔 관련 은행출신 인물이 사외이사로 부임하긴 했지만 실질적인 회사의 소유권은 주요주주로 표기된 이규성 회장에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 회장은 1998년에 34대 재무부 장관, 1998년에 6대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낸 인물이다. 2003년 1월에 코람코에 공식 부임했다. 이 회장의 지분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5.43%다.
시장분위기와 회사의 안정적인 경영상태, 사실상 오너격인 이규성 회장의 나이(1939년생)를 감안했을 때 코람코자산신탁의 경영권이 M&A 시장의 매물로 출회할 가능성은 꾸준히 거론됐다. 코람코자산신탁 경영권 거래규모는 2500억원 수준으로 언급됐다.
실제로 지난달 한화증권이 키움증권에 보유주식(9.94%) 전량 매각했는데 당시 주당 거래 가격은 10만7127원이었다. 전체 거래규모가 234억8320만2543원이다. 두 증권사의 거래가를 지분 100%로 단순환산하면 코람코 지분가치는 2362억원이 된다.
업계에 회자된대로 지난해부터 복수의 사모투자펀드(PEF)들은 코람코자산신탁을 잠재 인수 대상으로 올려놓고 최근까지도 경영권 인수를 추진했으나 거래는 끝내 성사되지 못했다.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는 PEF의 특성상 안정적인 지분확보를 위해서는 이 회장의 지분 외에 금융회사와 소액주주 등의 지분을 모두 매입하는 편이 낫다. 추후 제 3자로의 매각이나 기업공개(IPO)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만큼 100% 지분을 인수하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변수는 PEF가 이 회장과 접촉해 인수의사를 타진하는 과정에서 생겼다. 사실상 오너격으로 회사 운영을 진두지휘해 왔으나 보유 주식은 5.43% 뿐이다. 현재 상태로 지분을 매각한다면 경영권을 내려놓는 것에 상응할 만한 매각대금을 받을 수 없는 문제가 있었다. 키움증권의 지분매입 가격을 적용하면 이 회장 지분가치는 128억원이다.
이 회장은 경영권 매각작업에 앞서 38.8%의 지분을 보유한 소액주주를 대상으로 지분 매입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PEF의 제안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소액주주의 지분을 인수해 매각대금 규모를 키우기 위함이다. 하지만 소액주주 사이에 경영권 매각 추진 소식이 먼저 알려지면서 이 회장으로의 지분매각 작업을 거절했고 주주간 갈등이 불거지면서 PEF의 경영권 인수 시도까지 중단됐다는 설명이다.
코람코자산신탁는 지난해 개별 기준 1074억원의 영업수익을, 58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수익은 전년대비 소폭 줄었으나 사상최대의 영업이익이다. 수탁고는 지난해 기준으로 담보신탁 비중이 66%로 가장 높고 차입·관리형토지신탁이 21%를 차지하고 있다.
영업수익 기준으로 계산한 시장점유율은 10%로 3위다. 업계 1위로 꼽히는 한국토지신탁이 2293억원으로 22%를 점유, 한국자산신탁이 2016억원으로 20%를 점유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호황에 따라 7개 주요 신탁회사가 지난 5년 간 연평균 26%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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