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5월 15일 08: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의 사외이사진은 한마디로 빵빵하다.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을 비롯해 문동성 전 경남은행장, 김옥정 전 우리 프라이빗에쿼티자산운용(PE) 대표, 정충용 경기고속도로 현 부사장 등이 키움투자자산운용의 사외이사들이다.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과 김옥정 전 대표는 올해 3월 신규 선임됐다. 언론인인 안미현 씨와 채준 서울대학교 경영대학교 교수가 물러나면서 그 자리를 꿰찼다. 문동성 전 경남은행장은 지난 2016년부터 키움투자자산운용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김옥정 사외이사와 더불어 문동성 전 은행장은 키움투자자산운용의 전 주인인 우리금융그룹에서 근무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현재는 반대로 키움증권이 우리은행의 주요 주주다.


화려한 사외이사진에 비해 이사회 구성에서 사내이사는 단 한명이다. 바로 김성훈 대표이사 전무가 유일한 사내이사중 이사회 구성 멤버다. 때문에 사내이사와 사외이사간 무게감에 균형이 맞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성훈 대표이사가 리더십과 추진력이 있다고는 하지만 전 금융위원장과 전무급 대표이사간 중량감의 차이, 그리고 4명의 사외이사와 한명의 사내이사진은 비교하기 힘들다. 금융투자회사 지배구조법에 따르면 수탁고 20조원 이상인 운용사는 이사회중 사외이사를 과반수 이상 둬야한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이를 훨씬 상회하는 숫자의 사외이사를 두고 있는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무급이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에 전직 은행장과 금융위원장이 사외이사로 있다는 걸 감안하면 사내이사와 사외이사간 중량감의 불균형이 상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키움증권의 영향력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무적인 전략과 협의는 키움투자자산운용내 본부장을 포함한 대표이사 주재 회의를 통해 정리하고 큰 그림은 결과적으로 키움증권 혹은 그 상단의 다우기술이 결정하는 구도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굳이 키움투자자산운용 스스로 전략적인 큰 그림을 그릴 필요가 없는 것.

이는 한화자산운용과 비슷하다. 한화자산운용 역시 김용현 대표이사가 전무급으로 한화그룹, 그리고 그 밑으로는 한화생명의 전략적인 방향에 따라 움직이는 구도로 짜여져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화도 그렇고 키움도 제조업체가 모기업이다 보니 대표이사급도 그룹 차원의 직책을 따르고 또 그룹의 큰 그림 하에서 운용사의 전략이 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외이사진을 많이 두는 건 우리금융그룹에 속해 있던 우리자산운용시절 때 일반화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 지분을 보유한 금융지주의 자회사로 외부 인사인 사외이사 중심으로 이사회를 구성하는 게 유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키움자산운용 관계자는 "사외이사를 많이 두는 건 그만큼 외부 인사의 이야기를 많이 듣기 위한 것"이라며 "이런 시스템은 우리자산운용 시절 때도 비슷했다"고 말했다.

IT기업인 다우기술이 타 금융그룹과 같은 대형 금융회사가 아니라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한 의도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기업 계열도 아니어서 외풍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외이사라는 건 외부의 감시자이기도 하지만 외풍에 대한 바람막이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며 "키움자산운용에 걸출한 사외이사가 많은 것도 같은 선상에서 해석이 될 거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