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B운용, 모기업 지분경쟁 종료...남은 불씨 없나 [지배구조 분석] ①김태우 대표 체제 주목...정기승 부회장 역할 관심
이승우 기자공개 2018-05-11 08:21:02
이 기사는 2018년 05월 08일 14: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B자산운용의 최대주주는 KTB투자증권이다. KTB투자증권은 KTB자산운용 지분 98.2%를 보유하고 있는 절대적인 주주다. 게다가 KTB자산운용은 자사주 1.8%를 보유하고 있어 KTB투자증권의 지배 구조는 파고 들 빈틈이 없다.하지만 모회사 스스로가 혼란에 빠지면서 자회사인 KTB자산운용도 덩달아 흔들렸다. 창업자 권성문 전 회장과 새 주인 이병철 부회장간 지분 경쟁이 극에 달하면서 KTB자산운용의 조직과 경영도 균열됐다. 현재 시점, 둘간 지분경쟁은 종결됐지만 KTB자산운용에 남아 있는 불씨는 있다.
◇임직원 지분 순차적 흡수, 절대적 지배체제 재구축
지난 1999년 권성문 전 회장은 한국종합기술금융(KTB)를 사들여 KTB네트워크로 재편했다. 더불어 권 전 회장은 자본금 70억원의 KTB자산운용도 만들었다. 당시 KTB자산운용의 주주는 KTB네트워크로 지분율이 99.9%였다. 현재 KTB자산운용 지배 구조의 틀이 이때 형성된 셈이다.
|
이 구도에 변화가 생긴 건 지난 2007년. 창업자이자 권성문 전 회장과 동업자로도 여겨지는 장인환 전 KTB자산운용 부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의 스톡옵션, 그리고 일부 유상증자 참여로 임직원 지분율이 10% 정도로 높아지게 됐다. 책임 경영과 그에 합당한 대가를 주겠다는 권 전 회장의 의지가 강력하게 반영된 것이다. 경영과 운용에도 어느 정도 자율성이 부여됐다.
KTB자산운용 관계자는 "스톡옵션도 주면서 10년 가까이 장인환 전 대표와 함께 한 건 그만큼 믿었다는 것이고 또 그에 걸맞은 성과를 보여줬다"며 "그 당시 KTB자산운용의 경쟁력은 상당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도 잠시, 2014년 들어 KTB자산운용은 임직원들의 지분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KTB자산운용은 임직원들의 주식을 매입하면서 이를 자사주로 전환시켰다. 결국 2016년말 기준 임직원들의 지분은 완전히 사라졌고 KTB투자증권 98.2%, KTB자산운용 자사주 1.8%로 현재의 지배 구도를 구축했다.
그 사이 권 전 회장과 동거동락하던 장인환 전 대표도 KTB자산운용에서 물러났다. 끝은 깨끗하지 못했다. 장 전 대표는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에 연루되면서 2013년 12월 사임했다. 권성문 전 회장은 장인환 전 대표의 사임 이전 조재민 대표를 영입하면서 포스트 장인환 시대를 준비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권 회장에게 장인환 대표는 직원이기도 하지만 비즈니스 파트너의 관계이기도 했다"며 "장 전 대표를 비롯해 임직원들에게 지분을 나눠준 것도 같은 선상에서 해석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장인환 전 대표 사임과 더불어 KTB투자증권의 KTB자산운용에 대한 관계는 사실상 지배와 종속의 관계가 됐다"고 덧붙였다.
◇김태우 대표 체제 흔들림 없나
장인환 전 대표의 사임 이후 모회사 KTB투자증권은 권성문 전 회장과 이병철 부회장간 지분 경쟁으로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 연출됐다. 이로 인해 내부 직원들과 조직도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둘간 지분 경쟁은 창업자인 권 전 회장이 물러나면서 사태가 종결됐다.
모회사의 지분 경쟁이 격화되면서 100% 자회사인 KTB자산운용에도 상흔은 남았다. 모회사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KTB자산운용의 직원들도 둘 사이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지분 경쟁이 끝난 이후에도 KTB자산운용의 조직과 인력에는 큰 변화가 없다.
KTB자산운용 관계자는 "KTB운용 직원들은 모회사의 지분경쟁이 치열할 때 조용하게 지내자는 분위기가 팽배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성문 전 회장과 이병철 부회장 양측에서 이해관계를 따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중 김태우 대표는 권성문 전 회장이 영입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김태우 대표는 하나은행 출신으로 미래에셋운용과 피델리티운용 등 운용사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권 회장의 리더십을 믿고 KTB에 합류했다. 물론 권성문 전 회장은 물러나면서 이병철 부회장에게 임직원들의 임기 보장을 당부했다는 후문이다. 지난 2016년 취임한 김태우 대표의 임기 역시 내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KTB자산운용 관계자는 "권성문 전 회장 퇴진 이후 KTB자산운용에 큰 조직개편은 없었다"면서도 "권성문 회장이 많은 것을 챙겨왔던 터라 그 관계가 유지되고 있는 인력들은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병철 부회장의 견제카드는 있다. KTB자산운용은 지난 3월 부회장직을 신설해 정기승 전 KTB투자증권 사외이사를 부회장 자리에 앉혔다. 정기승 부회장은 1954년 3월생으로 금융감독원 증권감독국장, 비은행감독국장, 은행감독국장을 지냈다. 이후 신한금융투자 상근감사위원, 스마트저축은행장, 아이엠투자증권 부회장, 현대증권 상근감사위원을 역임했다. KTB투자증권 사외이사를 맡은 건 지난 2016년 7월부터다.
직책상 김태우 대표보다 높은 정기승 부회장은 실질적인 경영 지시를 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태우 대표 입장에서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KTB자산운용 관계자는 "정기승 부회장은 실질적인 경영지시를 하는 역할이 아닌 KTB자산운용의 장기 전략 등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일 것"이라고 말했다.
|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