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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시대 뉴LG]4세경영 핵심은 '일·방·혁' 가치창조'B2C'에서 'B2B'로 경영전략 전환, 지주 조직도 '계열 관리' 중심 탈피

김현동 기자공개 2018-06-29 13:21:55

이 기사는 2018년 06월 29일 11: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그룹은 최근 지주사인 ㈜LG에 파견했던 인력을 본 소속 계열사로 돌려보내고 있다. 순수 지주회사인 ㈜LG는 LG전자 출신의 전자팀장·기획팀장, LG화학 출신의 재경팀장·재경임원, LG유플러스 출신의 통신서비스팀장, LG CNS 출신의 인사팀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지주회사 출범 초기에 비해 계열사의 사업 내용에 대한 관여 정도가 높아졌다.

구광모 시대 ㈜LG의 역할은 최소화될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 별 자율경영을 원칙으로 지주사는 그룹 전반의 밑그림을 그리고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데 집중한다. 당장 구 상무가 ㈜LG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LG전자에서 시도한 B2B사업본부가 모델로 거론된다. B2B사업은 기존 B2C와 달리 새로운 사업영역을 찾는 것이 아니라 '일하는 방식의 혁명(일·방·혁)'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방식이다.

기존 LG그룹의 경영 전략은 중대형 전지와 스마트폰, 유기발광다이오드(LED) 등 신사업영역을 찾아내 선도적으로 투자하고, 수율 개선을 통해 대량 판매를 이끌어내는 식이었다. LG화학의 2차전지, LG전자의 스마트폰, LG디스플레이의 OLED TV 등이 모두 이를 바탕으로 탄생했다.

구 상무가 새롭게 맡았던 LG전자의 B2B사업은 사업 방식의 변화를 추구했다. 구 상무가 LG전자에서 수행했던 ID사업부는 단순히 디스플레이 제품을 판매하는 형태가 아니라 객실에서부터 로비, 사무실까지 고객 맞춤형으로 디스플레이를 제공하는 방식을 추구했다. 기존 B2C 형태의 제품 판매에 익숙한 LG전자나 LG디스플레이 등 계열사 별 사업전략으로는 이런 사업을 실행하기 어렵다.

현재 LG의 조직체계는 재경팀, 법무/지원팀, CSR팀, 비서팀, 인사팀, 전자팀, 기획팀, 통신서비스팀, 재경임원, 기획임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2003년 지주사 출범 당시의 경영관리 부문(출자 포트폴리오 관리), 인사 부문(자회사 성과관리 및 경영자 육성), 재경 부문, 사업개발 부문(M&A, 신사업 발굴), 경영지원 부문이라는 조직 체계와 비슷하다. 전자·화학·통신 등 핵심 사업부문에 대한 관리 기능을 강화한 형태다. 기획팀 등이 과거 사업개발 부문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자회사 관리에 치중된 지주회사 체계는 구본준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골격이 만들어졌다. 물론 구 부회장은 신성장사업추진단을 신설해 전장사업을 강화하기도 했다.

과거 LG에는 정도경영TF팀, 부품사업총괄자문, 기술협의회, 기술기획팀, 시너지팀, 신성장사업추진단, 경영전략팀 등이 있었다. 고(故) 구본무 회장이 강조했던 정도경영이 '정도경영TF'를 통해 구현됐고, 부품사업총괄자문은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등 핵심부품 사업을 키우는 역할을 했다. 시너지팀은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의 협업을 기반으로 올레드(OLED) TV의 성공을 일궜다. 신성장사업추진단 신설은 해외 자동차부품회사 ZKW 인수로 이어졌다.

경영권을 물려받은 구 상무 입장에서 빠른 시일 내에 경영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부담이 있다. 하지만 당장 중대형 배터리나 OLED TV, 전장부품(VC) 등을 능가하는 신규 영역을 발굴해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 이미 스마트폰, OLED TV 등에서는 중국 등 후발 주자의 추격이 무섭다. 오히려 사업 방식의 혁명이라는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어가는 것이 4세 경영 시대에 적합하다.

구 상무가 ㈜LG의 등기임원이 되면서 그는 LG그룹의 경영 성과를 책임지는 자리에 올랐다. 그룹 경영의 전면에 나선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일·방·혁'을 실행할 조직을 만들어 직접 챙길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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