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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의 승계 미션 '제2의 희성전자 찾기' [구본무 별세]희성전자로 1차 승계재원 확보..상속세 마련 '㈜LG 지분 유동화' 관측

박창현 기자공개 2018-05-23 08:21:41

이 기사는 2018년 05월 21일 09: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본무 회장의 별세로 장남 구광모 상무로의 장자 승계가 현실화됨에 따라 승계 재원 확보 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 상무는 2004년 적통 후계자로 낙점받자 갖고 있던 희성전자 지분을 모두 팔아 1차 승계 재원을 마련했다.

이제는 구 회장 지분을 상속받기 위한 추가 재원 확보가 최대 당면과제다. 구 상무는 이미 대부분의 계열사 보유 주식을 처분한 상태다. 따라서 핵심 유가증권 자산인 ㈜LG 지분을 활용해 상속 재원 마련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구 상무는 가문이 정한 후계자다. 구 회장은 2004년 그룹 장자 승계 원칙을 따르기 위해 동생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아들 구 상무를 양자로 입적했다. 후계 구도가 결정되자 곧바로 승계 플랜이 가동됐다.

구 상무는 당시 보유하고 있던 '희성전자' 지분을 활용해 승계 재원을 마련했다. 먼저 2004년 희성전자 지분 23% 가운데 8%를 처분했다. 3년 뒤인 2007년에는 나머지 15% 지분마저 모두 팔았다. 구 상무는 보유 지분을 전량 오너 일가 등 특수관계자들에게 팔았다. 개인간 지분 거래였기 때문에 정확한 처분 금액을 알기는 어렵다.

다만 지난해 희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가격을 토대로 거래 금액을 유추해볼 수 있다. 작년 희성전자는 자사 지분 26.2%(585만 2952주)를 총 4816억원에 매입했다. 주당 매입가격은 8만2298원이었다.

구 상무가 지분을 처분했던 2004년, 2007년과 작년 희성전자 기업가치(자산가치+수익가치)는 분명 차이가 있다. 자산가치 핵심인 순자산의 경우, 작년 말에는 7474억원으로 집계됐지만 2004년과 2007년에는 각각 1710억원, 4821억원에 불과했다. 다만 수익가치를 결정짓는 영업이익은 지분 처분이 이뤄진 시기에 더 많았다. 실제 2004년과 2007년 희성전자는 각각 1162억원, 83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반면 작년에는 수익이 296억원에 그쳤다.

통상 기업가치 책정시 자산가치보다는 수익가치에 더 많은 가중치를 두는 것이 일반적이다. 올해 분할 합병을 앞둔 현대모비스 또한 수익 가치에 60%의 가중치를 두고 있다.

희성전자의 경우, 구체적인 가중치 산식을 알 수 없다. 따라서 보수적으로 확인 가능한 순자산 가치만 놓고 따졌을 때, 구 상무는 희성전자 지분 23%를 모두 팔아 최소 17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2003년부터 2006년까지 희성전자로부터 총 74억 원 규모의 현금 배당도 받았다.

이렇게 확보한 자금으로 구 상무는 2004년부터 꾸준히 ㈜LG 지분을 사모았다. 마지막 지분 취득에 나선 2015년 5월까지 구 상무가 장내매수를 통해 확보한 ㈜LG 지분수만 779만 6122주에 달한다. 이는 현재 구 상무 개인 보유분(6.24%)의 72.4%에 해당하는 규모다. 구광모 오너십의 근간이 장내매수인 셈이다. 지분 매입 비용은 총 2758억원에 달한다. 사실상 희성전자 지분을 ㈜LG 지분으로 맞바꾼 모습이다.

구 상무는 희성전자 지분을 활용해 승계 1차 관문은 넘었지만 이제 상속 재원 확보라는 다음 단계를 넘어서야 한다. 구 회장의 상속 대상 ㈜LG 지분은 11.28%다. 시장 가격과 최대주주 상속 할증 요인까지 감안하면 지분가치는 1조 8000억원에 달한다. 30억원 이상 상속과 증여 세율 50%를 적용하면 상속세만 9000억원을 내야하는 상황이다.

구 상무가 재원 확보에 활용할 수 있는 지분 자산은 '㈜LG'와 물류 계열사 '판토스' 뿐이다. LG상사 지분은 지난해 253억원에 처분했다. 판토스 보유 지분율은 7.5%다. 판토스 순자산 가치를 따졌을 때 보유 지분가치는 1000억원 안팎 대로 추산된다.

결국 천문학적인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핵심 자산인 ㈜LG 지분 활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가장 손쉽게 떠올릴 수 있는 방안은 '주식담보대출'이다. 구 상무 보유 지분 가치는 최근 종가 기준으로 8500억원 수준이다. 통상 주식담보인정비율이 50~70%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대 6000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더욱이 구 회장 지분 상속 후 추가 대출에 나서면 더 많은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 또 주식담보대출은 재산권만 담보로 설정하고 의결권은 인정되기 때문에 경영권 행사에도 지장 없다. 주요 대기업 오너들이 주식담보대출을 선호하는 이유다.

구 상무가 가족 회의를 통해 새로운 LG그룹 수장으로 정해진 만큼, 오너십 강화를 위해 오너 일가의 대대적인 재산 상속 증여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구 상무는 2016년 고모부인 최명민 깨끗한나라 대표로부터 ㈜LG 지분 35만주를 무상 수증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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