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1.8조 자사주…공정위 규제 대비용? 8조 투자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자사주 매입계획…소각시 다방면 이익 가능
김장환 기자공개 2018-07-30 08:01:53
이 기사는 2018년 07월 27일 15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올 하반기 대규모 설비투자 자금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자사주를 대거 사들이기로 결정해 그 배경이 주목된다. 결론적으로 공정거래법의 개정 움직임과 맞물린 행보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공정위가 상장 자·손회사의 의무 지분율을 올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자사주 활용시 이 같은 규제를 벗어나기가 보다 수월할 수 있기 때문이다.SK하이닉스는 1조8282억원을 투입해 자사주 2200만주를 취득하기로 했다고 27일 공시했다. 취득방식은 장내매수이고 SK증권을 위탁중계업자로 선정했다. 취득 예정일은 오는 28일부터 10월 27일까지다. SK하이닉스는 자사주 매수 목적을 "적정주가 확보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결정에 예상 밖이란 평가를 내놓고 있다. 올 하반기 대규모 설비 투자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1조8000억원 넘는 자금을 들여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했다는 점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6일 2분기 실적 발표회(IR)를 열고 올 하반기 8조원 규모의 설비투자(CAPEX)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M15 공장 완공과 초기 설비 도입을 위해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 동시에 이천 신규 반도체 공장 건설에 3조5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가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건 공정위가 지주사의 계열사 지분 보유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관측된다. 공정위는 20%를 마지노선으로 삼았던 상장 자·손회사의 의무 지분율을 30%까지 올리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특별위원회에서 논의 중인 사안으로 조만간 결론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SKT를 통해 SK하이닉스를 거느리고 있고, 그 지분율을 정확히 20%대로 맞춰두고 있다. SK㈜→SKT→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특위에서 논의 중인 방안대로 공정거래법이 개정되면 SK㈜는 SKT 보유 지분율(25.22%)과 SKT에서 SK하이닉스로 연결되는 지분율(20.02%) 모두 대거 늘려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수조원대 자금이 필요하다. SK하이닉스만 놓고 보면 SKT가 보유한 SK하이닉스 지분율을 30%까지 올리려면 장중에서 7230만709주를 사들여야 한다. 이 경우 필요한 자금은 대략 6조2034억원 수준이다. 이날 오전 장중에서 거래 중인 SK하이닉스 주가(8만5800원)를 고려해봤을 때다. 주가가 향후 오르면 오를 수록 SKT 입장에서 불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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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가 돈을 최대한 들이지 않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자사주를 대거 늘려 소각하는 것이다. SK하이닉스가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는 2200만주 정도다. 추가 매입을 확정한 주식을 포함하면 자사주가 총 4400만주까지 늘어나게 된다. 이를 전량 소각하게 되면 SKT가 보유한 SK하이닉스 지분율은 21.4%대로 올라서게 된다.
이 경우 SKT가 보유 중인 SK하이닉스 지분율을 30%까지 올리기 위해 필요한 자금은 5조708억원 수준까지 떨어진다. 적은 수준의 돈은 아니지만 자사주 매입과 소각 없이 단순 주식 매입만으로 지분율을 30%까지 올리려고 했을 때 필요한 6조2000억원대 자금보다는 1조원 넘게 줄어든 수준이다.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전략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정거래법이 논의 중인 방안대로 통과되더라도 상당 기간 유예를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SK하이닉스가 중장기적으로 자사주를 늘려나가는 방안을 선택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단순 규제에 따른 전략이 아니더라도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 안정화 등 측면에서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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