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7월 30일 17: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독일 물류기업 슈넬레케그룹 인수를 추진 중인 CJ대한통운의 활용 가능한 자금은 얼마나 될까. 시장에 알려진 슈넬레케그룹의 예상 매각가는 1조원 정도다.CJ대한통운의 자금동원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 가늠해보기 위해 회사의 가용현금을 살펴보면, 1분기 말 연결 재무제표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 1932억원 △단기금융상품 225억원 등 총 2157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이는 슈넬레케 예상 거래가인 1조원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으로, 외부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차입 여력을 살펴보기 위해 CJ대한통운의 올 1분기 말 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추산하면 909억원 가량으로 집계된다. 이를 연간 기준으로 환산해 계산하면 순차입금(2조2989억원)이 EBITDA의 6.3배 가량으로 계산된다. 인수금융 업계에서 론(Loan) 제공 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 꽤 양호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자체 보유현금을 쓰지 않고 외부 차입만 활용해도 인수가에 상응하는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 CJ대한통운이 회사채를 발행하는 방안도 있다. 현재 CJ대한통운의 신용등급은 AA-로 안정적인 수준이다. 3~4%대 금리면 회사채 1조원 어치도 발행 가능하다는 평가다.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잇단 M&A 행보로 재무부담이 늘어난 대신, 현금창출력이 신장돼 중기적으로는 재무 대응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해외 물류 인프라 및 자산 확보로 오히려 재무 융통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다만 이번 인수 과정에서 차입규모가 대폭 확대된다면 등급이 하향 조정될 여지가 있다. 때문에 대규모 차입금을 조달하기 보다는 재무적투자자(FI)를 초청하거나 다른 계열사와 컨소시엄을 맺는 방안이 유력해 보인다.
CJ대한통운은 이미 지난 2015년 CJ로킨(당시 룽칭물류) 인수 때도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형성해 자금 부담을 덜어낸 바 있다. 이번 역시 FI와 컨소시엄 파트너십을 형성해 인수여력을 확보하는 것도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다. 계열 관계에 있는 CJ제일제당도 현재 3조원 규모 식품업체 쉬완스 인수를 추진하면서 자금부담을 덜기 위해 FI를 확보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이 인수하려는 슈넬레케 그룹은 독일 니더작센주 볼프스부르크에 소재한 80년 역사의 통합 물류서비스 기업이다. 2~3세가 운영하는 가족기업으로, 최근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CJ대한통운은 도이치증권과 법무법인 세종을 인수자문사로 선정, 조만간 매도자 측에 인수제안서(LOI)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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