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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손 떼는' 롯데마트, 손실액 2조 상회 77개 현지 매장 처분가액 5400억 불과…사드 보복에 '아쉬운 퇴장'

노아름 기자공개 2018-08-17 08:32:29

이 기사는 2018년 08월 16일 10: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이 중국 내 대형마트 매각을 대부분 마무리 지은 가운데 현지진출 이후 롯데쇼핑이 받아든 투자 성적표에 유통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2008년 이후 2조1000억원 상당을 중국 유통 총괄법인에 투입했던 롯데쇼핑은 투자금 대부분을 회수하지 못하고 매장 처분에 따른 차익만 일부 거둔 채 현지사업을 종료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중국 진출 이후 11년간 누적 손실액으로 2조151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투자금의 약 99%에 육박하는 액수로 나타났다.

롯데쇼핑은 롯데쇼핑홀딩스홍콩 법인을 통해 중국 유통 사업 투자를 총괄해왔다. 지주사 롯데쇼핑홀딩스홍콩은 롯데쇼핑으로부터 출자 받은 운영자금을 현지 수십여 개의 마트 및 백화점 계열사에 투입했다. 특히 중국 사업 중추로 꼽혔던 할인점(대형마트) 사업에 대한 자금 수혈이 롯데쇼핑홀딩스홍콩을 통해 지속적으로 이뤄져왔다.

올해 6월 말 기준 롯데쇼핑홀딩스홍콩에 대한 누적 투자액은 2조1568억원으로 집계됐다. 롯데쇼핑은 2008년 2억원을 출자해 롯데쇼핑홀딩스홍콩을 설립한 이후 매해 1000억원 안팎의 자본금을 확충했다. 진출 초창기인 2009년에는 7403억원을 투입해 의욕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섰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사업철수를 앞두고 4808억원의 신규자금을 수혈했다.

2조원을 훌쩍 넘는 금액을 투입했지만 손실로 반영한 금액 역시 투자금과 엇비슷하다.

롯데쇼핑이 자체적으로 실시한 손상차손 검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까지 롯데쇼핑이 손실로 털어낸 금액은 2조1511억원이다. 이는 누적 투자액(2억1568억원)의 99.7%에 해당한다.

다시 말해 롯데쇼핑은 올 상반기까지 중국 유통사업에 투자한 금액의 99.7%를 허공으로 날린 셈이다. 롯데쇼핑은 2013년 이후 손상차손 검사를 매해 실시, 장부가격과 회수가능금액을 비교했다. 올 상반기에도 약 5000억원을 손실처리하면서 6월 말 현재 중국 지주사의 장부가격은 90억원으로 나타났다.

롯데쇼핑홀딩스홍콩 투자현황

물론 롯데쇼핑은 지난 5월 중국 내 일부 매장에 대한 매각계약을 체결하며 투자금을 일부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 매장 77곳의 처분은 8월 중 완료될 예정이며, 이에 따라 롯데쇼핑은 매각금액(5399억원)을 오는 3분기에 인식할 것으로 보인다.

매각가가 늘어날 가능성도 존재한다. 롯데쇼핑이 연내 성도·심양·길림 등 3개 법인의 보유매장 8곳에 대한 처분을 목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잔여 매장은 청산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아 차익 실현 액수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허공에 흩어진 투자비용 이외에도 중국 시장을 바라보는 롯데그룹의 심경은 복잡할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년 간 공들여왔던 중국 시장에서 등 떠밀리듯 철수하게 돼 롯데 측으로서는 아쉬움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2007년 12월 네덜란드계 '마크로' 점포 8곳을 인수한 뒤 중국 1호점을 이듬해 6월에 오픈했다. 이어 2009년에는 중국 내 대형 마트인 '타임즈' 65곳을 인수한 이후 점차 점포수를 늘려왔다. 이후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했으나 지지부진했던 현지 확장 속도에 더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악재가 더해졌다.

중국 당국은 2016년 7월 한미간 사드 배치가 결정된 이후 같은해 11월 말부터 중국에 진출한 롯데 계열사 전 사업장에 대한 세무 조사에 착수했다. 이어 이듬해 3월부터 롯데마트에 대한 영업정지 조치가 시작됐다. 일련의 환경 변화로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웠던 롯데쇼핑은 유통사업 철수를 결정짓고 지난해 현지매장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해마다 대규모 자본잠식이 이어졌던 중국법인은 당시 사드 등 돌발이슈를 버텨낼 체력을 거의 상실한 상태였다. 이후 중국과의 관계 악화를 우려한 현지기업이 매수의사를 접거나 유관 당국의 매각 허가가 지연되며 마트사업 철수 절차가 장기화됐다. 롯데쇼핑은 매각 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남은 8곳의 매장에 대해서도 연내 처분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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