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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 PRS 개념 도입…TRS 규제 피한다 의결권·배당 포기…"밥캣 지분 진성매각 가깝다" 주장

민경문 기자공개 2018-08-30 13:02:18

이 기사는 2018년 08월 30일 11: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중공업이 두산밥캣 지분 매각에 대해 TRS(Total return swap)가 아닌 PRS(Price return swap) 방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주가 변동에 따른 차익 외에 일체의 권리를 포기했기 때문에 진성매각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금융당국이 TRS 거래를 둘러싼 규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는 점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두산중공업은 보유중인 두산밥캣 주식 1057만 8070주를 시간외대량매매를 통해 모두 처분했다고 29일 공시했다. 기준 가격은 29일 종가인 주당 3만4800원으로 처분 총액은 약 3681억원이다. 두산중공업은 그 동안 두산인프라코어(지분 55.34%)에 이어 두산밥캣 2대주주 지위(지분율 10.55%)를 유지해 왔다.

해당 두산밥캣 지분은 자회사인 두산엔진을 국내 사모펀드에 822억원에 매각하면서 이관받은 물량이다. 그 동안 추가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매각 방안을 끊임없이 검토해 왔던 것으로 파악된다. 당초 블록딜 방식을 우선적으로 고려했지만 두산중공업이 택한 건 PRS였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TRS 거래가 매도자가 매각된 소유지분과 연계된 수익, 의결권 및 배당에 관한 일체 권리를 가져가는 방식인 반면 PRS(Price return swap)거래는 주가 변동에 따른 수익만 취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TRS 거래보다는 진성 매각에 가까운 것으로 파악된다.

두산중공업 측은 이를 위해 유권해석도 받았다는 입장이다. K-IFRS 제1110호에 따라 매도자(두산중공업)가 매각 지분과 연계된 이익에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소유지분을 실질적으로 보유하지 않는다는 것. 매도 지분(두산밥캣)의 의결권 및 배당에 관한 일체의 권리도 없다고 밝혔다.

이번 PRS 거래에는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신영증권 등 4곳이 참여했다. 공시 의무를 피하기 위해 각각 5% 미만의 두산밥캣 지분을 인수했다. 이들 증권사는 두산밥캣의 회사채 수익률(약 4~5%)에 가까운 파생 이익과 함께 향후 배당 수익도 기대해 볼 수 있다. TRS보다 투자 조건은 더 유리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이 TRS에 대한 규제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는 점도 의사결정에 반영됐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금감원은 TRS를 통해 대기업 집단이 부당이득을 보는 과정에서 증권사의 중개업무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을 준수했는지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공정거래법의 경우 대기업그룹의 계열회사에 대한 채무보증을 막고 있지만 TRS를 이용하면 해당 규제를 피해나갈 수 있다. 이 때문에 현대제철, SK E&S, SK해운, 효성 등 다수의 대기업이 TRS를 활용해 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TRS 방식으로 SK실트론 지분을 인수해 논란이 일었다.

시장 관계자는 "TRS보다는 PRS라는 개념을 도입해 정부 규제와 파킹 논란을 피해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별도 할인 없이 현 주가 수준으로 매각 금액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점도 재무개선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거래 이후 두산중공업의 별도 기준 부채비율은 150%대 까지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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