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9월 03일 10: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이 회사를 대표하는 금융브랜드 '위비(wibee)'를 리모델링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전임 행장 시절 위비를 금융종합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내세웠으나, 최근까지 브랜드 성패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우리은행은 위비에 대한 존폐 논의 끝에 정체성을 바꾸는 방향을 택했다. 앞으로는 모바일뱅킹 중 일부 사업에 국한해 사용하겠다는 입장이다.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위비' 브랜드의 활용 방안을 새로 구상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디지털금융그룹 주도로 위비를 비대면 상품 및 서비스와 어떻게 연계할 수 있을지 고민 중"이라며 "조만간 전반적인 계획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위비는 우리은행의 대표적인 금융브랜드다. 우리은행은 2015년 모바일전문은행인 '위비뱅크'를 시작으로 모바일 메신저 '위비톡', 멤버십관리플랫폼 '위비멤버스', 오픈마켓쇼핑몰 '위비마켓' 등을 줄줄이 론칭했다. 위비를 통해 디지털 금융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또 토종 곤충인 청벌을 모티브로 전용 마스코트를 개발, 국내 은행 최초로 캐릭터 라이센싱 사업을 추진했다. 당시 유재석을 모델로 삼아 우리은행이 아닌 '위비톡'을 TV에 광고할만큼 전력을 쏟았다.
하지만 불과 3년만에 우리은행 내 위비 입지는 좁아진 상태다. 단적인 예로 우리은행은 핀테크 지원센터인 '위비핀테크랩'을 '디노랩'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우리은행이 구상하고 있는 위비의 브랜드 가치와 핀테크 사업이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위비의 존재감이 축소된 건 일차적으로 브랜드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위비톡의 경우 카카오톡의 대항마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내비쳤지만 사용자는 극히 미미한 상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위비톡 실유저가 가입자의 5%도 안되는 상황이다보니 브랜드 자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나올 수 밖에 없다"며 "문제는 위비의 성패에 대해 판단을 내리지 못해 사업 방향도 잡지 못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광구 전 행장 시절 위비를 종합플랫폼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광고를 포함해 상당한 비용을 지불했다"며 "수장이 바뀐 상황에서 수익성이 나지 않는 사업을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이어가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위비의 존재감이 떨어지자 우리은행 내에서도 브랜드 폐기를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위비라는 단어가 대중들에게 각인되어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제한적인 수준에서 활용하기로 했다. 종합금융플랫폼으로 확장하기보다는 모바일뱅킹 영역 중 비교적 가볍고, 새로운 서비스에 한해 '위비'라는 브랜드를 붙이기로 한 것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모바일 뱅킹 관련 서비스 중 색다른 시도에 한해 위비 브랜드를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라며 "이를 계기로 브랜드 방향을 재정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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