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제지, 4500억 곳간 쌓였지만…'짠물 배당' 고수 [제지업 생존전략]④주당 300원·수익률 1.3%, 이익잉여금은 역대 최대
심희진 기자공개 2018-09-11 08:30:47
[편집자주]
종이는 우리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다만 IT(정보기술)산업 발달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제지업계는 이러한 변곡점을 맞아 인수합병(M&A)이나 연구개발(R&D) 등을 통해 다양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흥망의 기로에 서있는 국내 제지업체들의 현주소와 생존 전략 등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9월 06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제지가 보수적인 배당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순이익의 20%가량을 꾸준히 배당하고 있지만 주가, 이익잉여금 등을 고려했을 때 주주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엔 부족하다는 평가다.1958년 설립된 한국제지는 울산시 온산에 생산거점을 두고 있는 지류 제조업체다. 60년간 백상지 한우물만 파며 인쇄용지 시장에서 17%가 넘는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식품용 포장용기 제조 자회사인 한국팩키지도 높은 시장 지배력(점유율 30%)을 바탕으로 6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연결실적에 도움을 주고 있다.
최근 10년간 한국제지는 연평균 200억원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였다. 정보통신(IT) 기술 발달에 따른 인쇄용지 수요 감소, 주요 원재료인 펄프가격 상승 등의 악재에도 60년간 쌓아온 판매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안정적 수익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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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수익성과 별개로 배당 정책은 십수년째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2010년대 들어 한국제지의 1주당 배당금은 연평균 440원이다. 이는 20년 전인 2000년 당시 주당 배당금(400원)과의 큰 차이가 없는 수치다.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비율을 나타내는 '배당 성향'은 줄곧 20%대를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주가 등을 감안했을 때 주주들의 기대치를 충족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한국제지는 지난해 2만원 후반대 주가를 유지했다. 하지만 배당수익률은 1.3%에 불과하다. 2010년부터 7년째 1%대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은행 이자보다도 못한 수준이다.
더욱 눈길이 가는 것은 이익잉여금 규모다. 이익잉여금은 배당이나 상여의 형태로 유출하지 않고 사내에 남겨둔 순이익이다. 한국제지는 보수적인 자금 운용으로 매년 이익잉여금을 불리고 있다.
2011년 4000억원을 넘어선 잉여금은 지속적인 이익 창출에 힘입어 지난해 4474억원까지 늘어났다. 이익잉여금 잔액은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배당 재원이 풍부함에도 한국제지는 주주환원과는 거리가 먼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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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제지는 창출 현금을 배당금으로 지출하기보다는 안전자산 투자 등에 집중적으로 쓰고 있다. 2015~2016년 단·장기금융상품을 사들이는 데 투입된 현금은 총 7000억원이다. 지난해에도 270억원가량을 금융자산 매입에 사용했다. 부동산을 비롯한 유형자산을 취득하는 데도 335억원을 투자했다.
불확실한 제지업황으로 추가적인 증설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한국제지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부터 내년까지 계획된 설비 투자 일정은 없다. 인쇄용지 수요가 점점 줄어드는 만큼 당분간 생산능력(CAPA) 확대를 최소화하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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