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카 초회보험료 반토막…힘빠진 동양·ABL생명 상반기 1조 9801억원…IFRS17 도입·비과세 축소 여파
최필우 기자공개 2018-09-17 09:27:57
이 기사는 2018년 09월 13일 13: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상반기 방카슈랑스 시장 초회보험료가 전년 동기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방카 채널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는 저축성보험 판매가 급감한 여파로 보인다. 지난해 예외적으로 저축성보험 판매를 늘렸던 동양생명과 ABL생명도 기세가 꺾인 모양새다.13일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생보사의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는 1조 980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1조 8851억원(51.2%) 줄어든 금액이다. 2016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3조 2773억원(62.3%) 감소했다.
방카슈랑스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것은 보험사와 판매사 모두 저축성보험 판매 동기가 약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보험사들은 새로운 국제 회계기준인 IFRS17 도입에 앞서 자본건정성을 악화시킬 수 있는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이는 추세다. 아울러 지난해 4월 1일부터 일시납 보험은 비과세 한도가 2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아지고, 적립식은 월 150만원 한도가 생기면서 인기가 시들해졌다는 설명이다.
은행들이 일시납 보험보다 월납 보험 판매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도 초회보험료가 줄어드는 데 한몫했다. 규모가 큰 일시납보험 판매를 늘리면 단기 실적을 개선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수수료 수익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은행들이 꾸준히 수수료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는 월납 보험 판매에 집중하면서 집계되는 초회보험료가 줄었다는 것이다.
보험사별 초회보험료 현황을 보면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감소가 두드러졌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상반기 초회보험료는 각각 2498억원, 92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5621억원(69.2%), 8145억원(89.8%) 씩 줄어든 금액이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모기업인 중국 안방보험그룹의 자본 확충을 통해 지급여력비율(RBC)을 관리할 수 있다 판단하고 지난해 저축성보험 판매를 늘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들어 두 보험사의 매각설이 끊이지 않는 등 상품 판매에 드라이브를 걸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자 판매량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NH농협생명은 1위 자리를 지켰지만 초회보험료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NH농협생명 초회보험료는 6900억원으로 2315억원(25.1%) 감소했다. NH농협생명은 그동안 지방 농·축협 지점을 비롯한 전국 영업망을 내세워 1위 자리를 지켜 왔다. 하지만 최근 저축성보험을 줄이고 보장성보험을 늘리는 체질 개선을 도모하는 과정에서 초회보험료가 지속 감소하고 있다.
일찌감치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인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각각 3799억원, 1041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외화보험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는 AIA생명은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인 964억원을 기록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축성보험 공급과 판매가 줄어들면서 방카슈랑스 채널이 위축될 것이란 전망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며 "대안 상품을 마련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지만 당분간 시장 위축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Company Watch]글로벌텍스프리, 프랑스 자회사 '적자 전환'
- [Red & Blue]'주목도 높아지는 폐배터리' 새빗켐, 침묵 깨고 반등
- [HLB '리보세라닙' 미국 진출기]시장 우려 불식 나선 진양곤, 갑자기 마련된 기자회견
-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 '경영권 지분 매각'으로 선회
- 한양, 만기도래 회사채 '사모채'로 차환한다
- 동인기연, 'GS 출신' 30년 베테랑 전호철 상무 영입 '성장 방점'
- 에스트래픽, 적자 '일시적 현상'... 2분기 수익개선 기대
- [Company Watch]'자회사 회생신청' 투비소프트, 성과 없는 신사업
- '크라우드 펀딩' 와디즈, '테슬라 요건' 상장 추진
- [우리투자증권의 부활]그룹 황태자로 키울까…우리지주 '추가출자' 불가피
최필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금융지주 CEO 책임경영 진단]진옥동 회장, 글로벌·자본시장 '톱 레벨' 기반 구축 경과는
- [금융지주 CEO 책임경영 진단]진옥동 회장의 '자사주 사랑'…평가액 '9억' 4대 금융 최대
- 우리금융, 신사업 주도권 '지주→은행' 이동한 까닭은
- [Policy Radar]홍콩H ELS 판매사별 기본배상비율, '적합성'에서 갈렸다
- [금융지주 CEO 책임경영 진단]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3년째 성과급 '0원'…'명예회복' 절치부심
- [금융지주 CEO 책임경영 진단]함영주 회장, '글로벌' 성과에 달린 비계량지표 평가
- [금융지주 CEO 책임경영 진단]함영주 회장, 자사주 매입 없이도 '리딩금융급' 주가 관리
- 우리금융, '메리츠 모델' 증권·종금 겸영 택한 배경은
- 대구은행, '대기업·가계 대출' 시중은행 전환 기반 삼는다
- 우리금융, 증권 M&A 자본부담 최소화…'보험 인수전' 의식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