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9월 14일 13: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르노삼성자동차에서 주요 경영 사안을 결정하는 이사회는 베일에 쌓여 있다. 르노삼성이 감사보고서 외엔 공시 의무를 지지 않는 자산총액 5조원 미만 비상장 주식회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법원 자료를 통해 살펴본 결과 최대주주인 프랑스계 자동차 기업 르노그룹BV는 르노삼성에 기타비상무이사, 감사를 앉혀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대 주주인 삼성카드도 숫자에선 밀리지만 상무급 기타비상무이사를 선임해 참여 중이다.

르노삼성 이사회에는 3개 국적의 이사 총 8명이 활동 중이다. 소속별로는 최대주주인 르노그룹 측 6명과 2대 주주 삼성카드 2명이다. 르노삼성에 르노그룹과 삼성카드가 각각 79.9%, 19.9% 지분투자한 것을 감안하면 이사회 구성에선 삼성카드 입장이 보다 반영된 셈이다. 국적별로는 르노그룹이 본사를 둔 프랑스 국적자가 4명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이어 한국인 3명, 스페인 1명씩이다.


르노삼성 이사회에선 경영을 직접 돌보는 상무이사가 2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이사 겸 최고의사결정자(CEO)를 지내는 도미닉 시뇨라 사장과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한국인 오직렬 부사장이다.

자동차 분야 재무통으로 통하는 시뇨라 사장은 지난해 11월부터 르노삼성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르노그룹 내 겸직 현황은 알려져 있지 않다. 지난해 첫 한국인 사장인 박동훈 대표이사가 물러나면서 르노삼성 사장으로 등판했다. 한국과는 2006~2010년 르노캐피탈(RCI) 코리아 대표이사를 지내며 처음으로 연을 맺었다.

시뇨라 사장은 1990년 프랑스 에섹(ESSEC) 비즈니스스쿨에서 MBA 학위를 받고 이듬해 르노그룹에 입사했다. 이후 자동차 금융 위주로 스페인과 브라질 등 해외를 돌며 경력을 쌓아 왔다. 업계에서 현대자동차 출신으로 알려진 오 부사장은 르노삼성에서 제조본부 상무, 전무, 본부장을 거쳐 2010년부터 부사장을 맡고 있다.

시뇨라 사장과 오 부사장 외엔 이사회 구성원 대부분이 해외 거주 중이다. 르노그룹 측 기타비상무이사 3명의 경우 모두 해외에서 그룹 개별 업무를 챙기며 르노삼성 이사회에 참여한다. 삼성카드 측 기타비상무이사 2명은 국내에서 삼성카드에서 재직하며 이사회를 챙기고 있다. 나머지 감사직은 르노그룹 겸직자가 가져갔다.

앞서 르노삼성 사장을 지낸 프랑수아 프로보도 현재 기타비상무이사로 활동 중이다. 프로보 이사는 현재 중국에 거주하며 그룹 중국법인(동풍르노)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책임지며 이사직을 겸하고 있다. 호세 빈센트 드로스 모조스 오비스포 이사는 스페인에서 르노그룹 제조·공급 부문 집행 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띠에르 꼬녜 이사는 그룹 프랑스 본사에서 재무이사로 근무 중이다.

삼성카드에선 상무급 2명이 르노삼성 기타비상무이사로 활동 중이다. 안기홍 경영지원담당 상무와 정우철 오토금융담당 상무다. 감사는 르노그룹에서 내부통제이사를 맡고 있는 마크 간처가 맡고 있다.

한편 이 같은 이사회 구성은 르노삼성의 대외 문건을 통해 공개되지 않고 있다. 투명경영 차원에서 공개할 수 있지만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 4000명 이상의 직원을 두고 경영 활동을 펼치고 있는 데 견줘 '깜깜이 경영'이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르노삼성 이사회는 2016년 3100억원대 순이익 전액배당을 결정하면서 사회환원 수준이 낮다는 지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