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신제품 80% 차지…계열사 협업 체제 '눈길' [HMR 열전]②전용 브랜드·전담 부서 없어, 회사명 '오뚜기'로 승부
박상희 기자공개 2018-10-02 08:36:05
[편집자주]
HMR(Home Meal Replacement·가정간편식)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종합식품 업체는 물론 제빵, 유가공, 식자재, 외식업체부터 대형마트, 편의점, 백화점에 이르기까지 속속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유통업계 '태풍의 눈'으로 부상한 HRM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의 현주소와 전략 등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9월 20일 16: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뚜기는 CJ제일제당과 더불어 HMR 시장의 강자로 손꼽힌다. 그럼에도 대표적인 HMR 브랜드가 없다. 회사명인 오뚜기를 그대로 상품명에 붙여 쓰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HMR 브랜드를 별도로 개발해 론칭하는 경쟁사와 차별화된다. 오뚜기라는 회사 이름이 곧바로 소비자들에게 HMR로 인식되도록 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오뚜기는 조흥과 오뚜기냉동식품 등 계열사와 HMR 시장에서 협업하고 있다. 최근 히트를 치고 있는 냉동피자 등 냉동 HMR 제품은 계열사에서 생산을 담당하고, 오뚜기에서 마케팅과 영업을 담당한다. 계열사와의 분업과 협업을 거쳐 HMR 부문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겠단 취지다.
◇별도 브랜드 없이 '오뚜기 = HRM' 공식 고수
오뚜기의 첫 HMR 제품 출시는 '3분 카레'가 처음 세상에 나온 198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36년 동안 꾸준하게 다양한 제품으로 HMR 시장 진화를 이끌어왔다. 오뚜기의 제품 역사가 HMR 흐름과 같이 한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역설적으로 오뚜기에는 별도로 HMR만을 전담하는 부서가 없다. HMR만을 위한 브랜드 론칭도 하지 않았다. 최근 HMR이 식품업계 트렌드가 되면서 별도 브랜드를 론칭하고, 전담 부서를 신설하는 경쟁사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회사에 별도의 HMR 전담 부서를 두고 있지 않고, HMR 전용 브랜드도 없다"면서 "오뚜기냉동피자, 오뚜기컵밥처럼 제품명에 회사 이름을 붙여 부르는 전통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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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 브랜드나 전담 부서는 없지만 최근 오뚜기 신제품의 80% 이상이 HMR 관련 제품이다. 최근 성장하는 냉동안주류 시장에 도전, 1년 여만에 9종의 제품을 개발해 시장에 내놓은 게 대표적인 사례다. 오뚜기의 모든 신제품은 회사 임직원은 물론 주부모니터, 공장견학자 등을 대상으로 수차례 시식을 거쳐 다양한 계층 의견을 수렴한 후 시장에 선보인다.
오뚜기의 연구개발(R&D)을 책임지는 중앙연구소는 모두 110여 명 가량의 연구원을 두고 있다. 연구소장은 김현위 상무다. 1960년생인 김 소장은 32년째 오뚜기에 재직하고 있다. 오뚜기 고객상담실, 식품안전센터 등을 거쳐 2016년 1월 연구소장으로 발령을 받았다.
중앙연구소는 크게 1개 팀과 5개 센터 등 6개 조직으로 구분된다. CS1·2·3센터는 제품군 별로 나눠 가정용 제품을 연구하고 있다. FS센터는 업무용 제품을 연구한다. CS는 고객만족, FS는 푸드서비스의 약자다. 그 외에 연구기획팀은 기초연구 등에 집중하고, 정보센터는 연구자료조사와 자료보관 등을 담당한다.
◇ 계열사와 유기적 협업 '효율성' 높여..오뚜기피자 '대박'
오뚜기란 이름을 달고 나오는 HMR 제품군은 계열사와 유기적인 분업 및 협업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대부분 제품군은 오뚜기에서 생산하지만 냉동만두·냉동피자·냉동볶음밥 등 냉동 HMR 제품은 오뚜기냉동식품과 조흥에서 생산하고 있다.
오뚜기냉동식품는 오뚜기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다. 조흥은 오뚜기가 약 3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다. 구체적으로 냉동만두와 냉동볶음밥 등은 오뚜기냉동식품에서, 냉동피자는 조흥에서 생산하고 있다. 생산은 이들 회사에서 하지만 판매는 오뚜기의 몫이다. 오뚜기냉동식품과 조흥의 HMR 제품 주요 매출처가 오뚜기인 셈이다.
냉동 HMR 제품 생산을 계열사에 맡긴 것은 전문성과 효율성 때문이다. 오뚜기냉동식품는 당초 기계식 만두 생산을 위해 설립된 회사다. 2006년 출시한 냉동만두 경험을 살려 2015년에는 냉동볶음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치즈 분야에 강점이 있는 조흥은 냉동피자를 전담하고 있다.
오뚜기가 냉동피자 시장을 선도하면서 계열사인 조흥은 실적이 크게 상승했다. 조흥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1296억원) 대비 25% 증가한 162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115억원에서 22% 증가한 140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40% 가까이 뛰면서 112억원을 기록했다.
오뚜기냉동피자의 역할이 컸다. 사업부문 별 매출을 살펴보면 냉동피자를 포함한 치즈부문 매출액은 2016년 802억원에서 지난해 998억원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식품첨가물부문은 494억원에서 622억원으로 증가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오뚜기는 상온 간편식에 집중하고 냉동 HMR 제품은 조흥이나 오뚜기냉동식품 등 계열사와 협업하고 있다"면서 "오뚜기냉동피자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여 오뚜기가 계열사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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