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성장' 이지스운용, 설정액 10조 첫발 [부동산펀드 운용사 분석] ①국내시장 점유율 14.3%로 '1위'… 오피스에서 개발사업까지 투자 상품화
이효범 기자공개 2018-11-08 10:16:47
이 기사는 2018년 11월 02일 10: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창립 이후 연간 운용자산 혹은 실적 목표치를 한번도 설정한 적이 없다. 다른 운용사들이 연말 사업계획을 수립하면서 내년도 목표치를 설정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방침이다. 무리한 목표 설정이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다.목표치를 두지 않지만 2015년 이후 성장세는 다른 운용사에 비해 두드러졌다. 발굴한 부동산 자산을 자체적인 기준에 따라 상품화해 다양한 투자수요를 충족했다. 우리나라 부동산펀드 시장에서 설정액 10조원에 첫발을 내딛어 1위 운용사로 거듭났다.
◇설정액 10조2090억…오피스빌딩 투자 선호
이지스자산운용의 올해 9월말 기준 부동산펀드 설정액은 10조209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0년 3월 설립된 이후 올해 처음으로 부동산펀드 설정액 10조원을 넘겼다. 설정액 기준으로 이지스자산운용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의 차이는 2조4437억원에 달한다. 또 우리나라 전체 부동산펀드 시장에서 점유율 14.37%를 차지했다.
특히 2016년과 2017년에는 부동산펀드 설정액을 2조4885억원, 3조2204억원씩 키우면서 급속도로 외형을 불렸다. 전년대비 각각 65.73%, 51.33% 증가한 수치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제치고 설정액 기준 1위에 올라섰던 것도 2016년부터였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대체투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우리나라 부동산펀드 시장이 매년 30% 이상씩 커졌던 것과도 무관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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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스자산운용이 투자한 부동산(누적 운용자산 기준) 중에는 오피스빌딩의 비중이 39%로 가장 높았다. 주요 임차인이 신용도가 높은 기업·법인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관투자자들의 수요가 많았던 것으로 관측된다.
이밖에 복합시설 27%, 리테일 18%, 주거·물류·호텔 15%의 순이다. 또 지역별로는 국내 부동산 76%, 해외부동산 24%로 구성돼 있다.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부동산을 담보로 한 대출채권보다는 실물투자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이같은 부동산 투자 비중에도 점차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안정성을 갖춘 물건을 따내기 위한 운용사들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개발사업으로 점차 눈을 돌리고 있다. 호재가 있는 입지의 개발사업으로 높은 수익을 원하는 투자수요를 충족시키겠다는 것. 특히 부동산 투자를 전문성을 갖춘 이지스자산운용의 경쟁력을 살릴 수 있는 분야로 보고 있다.
◇'밸류애드'를 '코어'로…부동산 가치 올려 기대수익률↑
부동산 자산을 펀드로 설정하는 기준은 큰틀에서 수익성과 리스크로 볼수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운용, 매각 측면에서 리스크를 다각도로 검토한다. 또 해외 부동산 투자시에는 환율 리스크도 중요한 검토 사안이다. 부동산을 상품화하는 과정에서 이 리스크를 최대한 줄이는 동시에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다.
이같은 검토 과정에서 내부적인 판단에 따라 부동산 자산을 코어, 코어플러스, 밸류애드, 오퍼튜니스틱 등 4가지 상품군으로 분류한다. 일반적인 자산운용사들이 주식과 채권 등의 비중을 조정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포트폴리오 운용하는 것과 달리 부동산 자산을 리스크와 수익률에 따라 나눠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셈이다. 경기나 경쟁상황에 따라 투자비중을 조절해 합리적인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게 하는게 목적이다.
구체적으로 가장 우량한 부동산 자산을 코어로 분류한다. 코어 부동산은 신용도가 높은 임차인, 낮은 공실률, 양호한 입지와 스펙을 갖춘 부동산이다. 주로 공실률은 5% 미만인 부동산이 많다.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인수경쟁이 치열해 수익률은 낮은 편이다. 주로 중심지역에 위치한 동시에 우량한 임차인을 보유한 오피스빌딩 등이 해당한다.
공실률이 20% 이상인 부동산을 저렴하게 매입할 경우 밸류애드로 꼽는다. 건물 인수 이후 우량한 임차인을 채워 건물가치를 높이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또는 노후빌딩의 리모델링이나 재건축을 통해 건물의 가치를 높이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서울역에 위치한 A빌딩을 꼽을 수 있다. 주요 임차인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면서 대규모 공실이 발생해 주변 시세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매입했다. 현재는 새로운 임차인을 구해 공실률을 5% 수준으로 낮춘 코어 부동산으로 재탄생했다.
이밖에 코어보다 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밸류애드에 비해 리스크가 낮은 부동산 자산을 코어플러스로 분류한다. 오퍼튜니스틱은 부동산 개발사업에 해당한다. 부동산 자산 중에서 가장 높은 리스크를 지고 있는 반면 높은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다는게 장점이다. 대표적인 딜이 르네상스호텔 개발사업이다. 투자금액만 2조원을 웃도는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이지스자산운용의 부동산펀드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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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형 부동산펀드 출시 최다…투자자 확대 기대
이지스자산운용은 공모형 부동산 펀드를 확대하는데도 힘을 쏟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 출시된 공모펀드 21개 가운데 총 9개를 설정했다. 올해 출시된 공모펀드 8개 중에서 6개를 출시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최근에는 독일 트리아논빌딩에 투자하는 공모펀드를 설정해 시장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지난 9월말 기준 우리나라 전체 부동산펀드 설정액은 71조318억원이다. 이 가운데 공모형 부동산펀드는 올해 2조2951억원으로 부동산펀드 시장에서 3.23%를 차지할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다. 공모형 부동산펀드 시장도 2016년부터 매년 커지고 있긴 하지만 그동안 성장속도는 완만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그러나 투자자 저변을 넓히기 위해 공모형 부동산펀드 발굴에도 주력하고 있다. 그동안 기관투자자들의 중심이었던 부동산펀드 시장에서 자금조달 루트를 한층 더 다양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물건이 다르다는 점에서 공모형 부동산펀드 시장이 활성화 될수록 부동산을 상품화 할 수 있는 방안이 더욱 다양해지는 셈이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공모형 부동산펀드를 찾는 개인투자자들의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며 "부동산 물건을 상품화 할때 공모와 사모 중에서 어떤 유형이 더 나을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동시에 예비 판매처들의 반응을 살펴 공모펀드 설정 여부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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