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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상장 풍년?...'용두사미'로 끝났다 [Market Watch]상·하반기 '극과극' 양상, 대어급 줄줄이 연기...시장 침체·기상장 VC 주가 '악재'

김시목 기자공개 2018-11-19 07:59:00

이 기사는 2018년 11월 15일 15: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풍년을 예고했던 벤처캐피탈(VC) IPO가 사실상 '용두사미'로 끝났다. 상반기만 해도 중소형 VC들이 기관의 열광적 반응을 업고 속속 증시 문턱을 넘었다. 하지만 하반기는 정반대였다. 8월 들어 차츰 분위기가 꺾이기 시작하더니 최대어 아주IB는 몸값을 대폭 낮춰 공모절차를 밟고 있다. 남은 대어급 VC들은 아예 일정 자체를 내년으로 미뤘다.

당장 대기 VC들은 시장 침체를 피해가겠단 의중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상반기 상장한 중소형 VC들의 주가가 완연한 내리막을 걷고 있는 점도 결단을 부추겼다. 앞선 VC 공모주에 대한 시장의 배신감이 공모 진행에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대어급 잇단 공모 연기, 상·하반기 분위기 정반대

15일 업계에 따르면 연말 IPO 공모를 준비 중이던 대형 VC들이 줄줄이 일정을 미루고 있다. 특히 대어급으로 분류된 KTB네트워크 , 미래에셋벤처투자, 네오플럭스 등 예외는 없었다. 세 곳 모두 연말을 피해 내년 초 공모에 돌입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올 초만 해도 VC IPO는 상장 작업(주관사 계약)을 시작한 곳이 10개를 훌쩍 넘었다. 연내 상장 VC 전망 역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정부의 모험자본 및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침과 맞물리면서 IPO 시장 최대 수혜주라는데 이견이 없었다.

상반기까지 순항을 이어갔다.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를 시작으로 SV인베스트먼트 등 중소형 VC들은 줄줄이 대규모 투자수요를 확보했다. 밸류에이션을 최대한 높여서 상장하는데 하등의 문제가 없었다. 주가수익비율(PER) 역시 20~30배를 상회했다.

하지만 이후부터는 VC 업종 상장 분위기가 급격히 냉랭해졌다. 나우IB캐피탈은 수요예측서 기관들로부터 대거 외면받으며 몸값을 대폭 낮춰 들어갔다. 덩치 면에서 비교를 불허했던 아주IB 역시 11월 수요예측에서 기관들의 저가 매수를 피해가지 못했다.

IB 관계자는 "상·하반기 VC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정반대 양상"이라며 "특히 하반기 '빅3' VC 주자들이 대거 몰려 있었지만 분위기 반등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 상황을 고려하면 올해 무리수보다는 내년 초가 조금이라도 더 나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 한파에 기상장 VC 주가 급락

VC들의 공모 일정 연기는 모두 IPO 공모주 시장 한파를 피하기 위한 결단으로 분석된다. 극소수를 제외하면 규모나 섹터에 상관없이 시장 침체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소한 연말까지 현재 분위기가 나아질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VC 업종의 경우 기관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은 점도 기름을 부었다. 상반기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와 SV인베스트먼트가 성공적으로 증시에 안착했지만 이후 주가가 폭락했다. 몸값을 낮춘 나우IB캐피탈 역시 좀처럼 반등에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투자자들은 주가에 대한 실망감이 상당했다.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의 주가는 5000원대 초반으로 공모가(6500원) 대비 20~30% 빠졌다. SV인베스트먼트는 더욱 심각하다. 7000원 공모가는 현재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3405원 가량이다.

시장 관계자는 "기대감을 갖고 청약에 참여했지만 크게 폭락하면 한동안 트라우마가 지속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최근 공모주 시장 전반의 침체도 크지만 VC 업종에 대한 실망감이 어찌보면 후발 주자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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