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장 '신참' 화이트앤케이스, 맨파워 자랑 ISD·소송 분야 '독주'…M&A 자문에서도 두각
김혜란 기자공개 2018-11-22 16:12:13
[편집자주]
외국법 자문사들의 국내 활동이 허용된 지 꽤 많은 시간이 흘렀다. 국내 법조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초기 우려와 달리 한국에 상륙한 글로벌 초대형 로펌들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정착해 나갔다. 반면 일부는 철수를 준비하는 등 미묘한 변화도 감지된다. 법률시장 개방 6년. 한국에서 활동하는 글로벌 로펌의 현재는 어떨까.
이 기사는 2018년 11월 19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법률시장은 2012년 개방됐지만, 미국계 로펌 화이트앤케이스(White&Case)는 국내 시장에 진출한 지 3년을 갓 넘긴 신참이다. 화이트앤케이스가 3년 후인 2015년에서야 서울사무소를 열었기 때문이다. 다른 외국계 로펌보다 출발은 다소 늦었지만, 지난 3년 동안 무서운 상승세를 보여주며 이제는 '톱 티어'(Top-tier)를 바라볼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국제 중재와 소송, 아웃바운드 M&A(국내 기업의 해외 기업 인수), 금융 자문 분야를 아우르는 전문적인 종합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화이트앤케이스를 찾고 있다.
◇분야별 특화 전문 변호사 보유
1901년 뉴욕에서 설립된 화이트앤케이스는 전 세계 41개 현지 사무소를 둔 글로벌 로펌이다. 화이트앤케이스가 2015년 8월 서울사무소를 개소할 때 네 명이었던 인력은 현재 총 일곱 명으로 늘었다. 파트너(Partner) 변호사 네 명과 어쏘시에이트(Associate) 변호사 세 명이 서울사무소에서 일하고 있다.
이들 파트너 변호사는 국제 중재와 소송, 인수·합병(M&A), 자산 금융 자문 분야에 각각 특화돼 있다. 명확하게 역할 분담이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국내외 로펌 간 치열한 경쟁 속에서 화이트앤케이스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강력한 '맨파워' 덕분이다.
우선 제임스 리 변호사는 국제상사 소송과 집단 소송, 불공정 경쟁 분쟁 등에서 20년 이상 경력을 쌓은 국제 소송 전문 변호사다. M&A 자문은 김경석 변호사가 책임지고 있다. 링크레이터스(Linklaters)에서 2015년 화이트앤케이스로 자리를 옮긴 김 변호사는 15년 경력의 베테랑이다.
미국 뉴욕의 셔먼앤스털링(Shearman&Sterling) 출신으로 2013년 화이트&케이스 뉴욕 사무소에 합류한 홍지훈 변호사는 금융 분야 전문가다. 김준희 변호사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현대중공업 준법경영팀장 등을 거친 인물로 국제 중재 분야에 특화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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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재 분야 강자... ISD는 독보적
화이트앤케이스는 국제 중재 분야에서 확실한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서울사무소는 국제 중재 분야에서도 특히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에 정통하다. 올해 한국 정부가 피소된 ISD는 모두 네 건인데, 이 가운데 두 건의 법률 자문을 화이트앤케이스가 맡았다. 서울사무소를 둔 외국계 로펌 가운데 직접 국제 중재의 법률 자문을 소화할 수 있는 전문 변호사가 있는 곳은 화이트앤케이스와 허버트 스미스 프리힐즈(Herbert Smith Freehills) 두 곳 정도다.
화이트앤케이스 서울사무소는 올해 미국계 헤지펀드 메이슨 캐피털과 세계2위 승강기 업체인 스위스 쉰들러홀딩아게(쉰들러)와의 ISD 분쟁에서 정부 측 대리인을 맡으며 명성을 확고히 했다. 메이슨 캐피털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이유로,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 때문에 손실을 봤다며 한국 정부를 상대로 ISD 소를 제기한 상태다.
이밖에 한화와 현대중공업, 동국제강 등을 대리하는 등 국제 통상 분쟁과 중재 업무도 수행해왔다.
해외 소송 사건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한국 수출입은행을 대리해 '모뉴엘 대출 사기' 피해액 반환 소송을 수행했고, 미국에서 피소된 현대자동차와 코웨이의 소송을 대리하기도 했다.
◇삼성·현대차 M&A 자문 '눈길'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 일에도 빠지지 않는다. 최근 삼성전자의 스페인 AI(인공지능) 기반 네트워크 분석 기업 지랩스(Zhilabs) 지분 인수에 자문한 것도 화이트앤케이스다. 삼성전자의 올해 첫 해외 M&A성과였다.
김경석 변호사가 도운 현대자동차의 아웃바운드 딜은 올해에만 무려 10여건에 달한다. 현대차는 올해 동남아판 우버 '그랩(Grab)'과 홀로그램 전문 기업 '웨이레이'(Wayray), 전고체 배터리 개발 업체 '아이오닉 머터리얼스'(ionic materials), 미국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미고'(Migo) 등 해외 벤처기업 투자에 나설 때마다 김경석 변호사의 자문을 구했다
LS전선이 인도네시아 하르타그라하그룹(AG그룹)과 합작 법인을 설립할 때도 법률 자문을 한 것도 화이트앤케이스다. 그는 아시아 사모펀드(PEF) 운용사와도 꾸준히 네트워크를 쌓아왔다. 지난 2017년 2월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AEP)가 싱가포르투자청(GIC), 칼라일그룹(알프인베스트파트너스)과 컨소시엄을 형성해 현대카드 지분을 인수할 때도 자문을 담당했다.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PEA)의 한라시멘트 매각 건도 그의 손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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