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11월 23일 08: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특급 호텔 못지않은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로비. 직전 매매 거래 당시 그해 오피스빌딩 거래 중 최고가를 기록했던 빌딩. 금융회사부터 로펌까지 유수 기관들을 주요임차인으로 둔 곳. 회현역 인근에 위치한 '스테이트타워 남산'의 이야기다.스테이트타워 남산은 최근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소유주는 아부다비투자청(ADIA)이다. ADIA는 2014년 신한BNP파리바로부터 스테이트타워 남산을 5300억원 가량에 사들였다. 3.3㎡ 당 2600만원 가량이 책정된 것으로 그해 거래된 오피스빌딩 중 평당 최고가를 기록했었다.
게다가 ADIA의 첫 국내 부동산투자여서 더욱 이목을 끌었다. ADIA는 당시 한국투자공사(KIC)와 법무법인 세종, 신한은행 등을 우량 임차인으로 두고 있는 해당 빌딩에 대해 안정적인 임대수익이 가능하다고 평가해 투자를 결정했다고 알려졌다. 공실이 거의 없는 상태였다.
그런데 최근 이 빌딩에 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건물의 3분의 1 이상을 사용하던 세종이 내년 초 광화문 디타워로 이전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세종이 빠지면 건물 공실률은 단숨에 40% 수준까지 치솟게 된다.
임대율은 건물 가격이 책정되는 결정적 요소 중 하나다. 거래 자체는 어렵지 않게 성사될 수도 있다. 투자자가 추후 매각차익을 생각해 임대율이 낮은 건물을 매입한 후 임차인을 확보해 공실을 채울 수도 있지만, 이 경우 ADIA가 높은 가격에 매각하기는 어려워진다.
특히 대형 로펌은 안정적인 임차인으로서 건물 소유주들이 선호하는 곳이다. 세종에 버금가는 우량 임차인을 확보하는 게 급선무인 것 같지만 ADIA는 그와 상관없이 높은 가격을 받아낼 수 있다고 자신하는 분위기다. 다가오는 입찰에서 6000억원 이상으로 가격이 형성되지 않으면 아예 매각을 철회하겠다고 시장에 공공연히 알리고 있는 것이다.
이 가격은 3.3㎡(평당) 3000만원 수준을 적용해야 나오는 값이다. 역대 평당 최고가에 매각된 삼성물산 서초사옥(3.3㎡당 3050만원)에 뒤지지 않을 것이란 의미로 풀이된다. 이 자신감엔 지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 깔끔한 빌딩 상태가 한 몫 한다고 한다.
물론 고급스러운 내부 인테리어는 호텔못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조선호텔이 건물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인데, ADIA는 이를 위해 수년간 적잖은 비용을 들여왔다.
그런데 최근 ADIA가 건물 관리회사를 변경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한다. 아울러 운동시설과 스카이라운지로 쓰고 있어 활용이 불가능한 2층과 15층 공간을 사무공간으로 메우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ADIA 내부적으론 매각을 앞두고 건물 가치 높이기에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매도자가 희망가 6000억원을 고집한다면, 국내 투자자가 빌딩을 인수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국내 투자자는 낮은 공실률의 안정적인 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서다. 그렇다고 공실률이 40%에 육박하는 건물을 긍정적인 미래만 보고 6000억원을 베팅할 외국계 투자자가 나올까. 입찰(12월 5일)을 앞둔 스테이트타워 남산에 업계 시선이 쏠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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