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무버' 정의선 부회장의 수소차 챙기기 현대모비스 연료전지공장 기공식에서 직접 비전 선포…미래차 리더십 시험대
충주(충북)=구태우 기자공개 2018-12-12 08:41:43
이 기사는 2018년 12월 11일 17: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소경제라는 신산업의 '퍼스트 무버'로서 수소 사회를 선도하겠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이 11일 오후 이례적으로 국내 취재진에게 모습을 보였다. 정 부회장이 공식행사에 참석해 연설까지 한 곳은 현대차의 미래 비전을 선포하는 현대모비스 수소연료전지공장 신축공장 기공식 현장이다.정 부회장이 국내 취재진 앞에서 모습을 보이는 건 손에 꼽을 정도다. 앞서 지난달 20일 '보아오 아시아포럼 서울회의 2018' 행사장에 나타났다. 중국 정부 대표로 방한한 왕융 국무위원과 비공개 회동을 통해 스킨십을 강화하기 위한 자리였다. 공식 발언도 없었다. 정 부회장은 이어 지난 3일 미국 LA 오토쇼에서 팰리세이드 공개행사에 참석했다. 국내 행사에선 유독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정 부회장은 평소 소탈한 리더십으로 잘 알려졌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직원들과 이야기하지만, 취재진 등에게 비공식적인 발언은 일절 하지 않는다. 철두철미하고 조심스러운 성격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 부회장에게 쏠린 관심은 상당하다. 정 부회장은 오는 22일 수석부회장 취임 100일을 맞는다. 현대차 판매부진으로 인한 실적 악화,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미국 행동주의 펀드인 엘리엇에 대한 대응 전략 등 안팎을 둘러싼 현안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 부회장이 국내 취재진 앞에서 수소차의 비전을 선포한 것은 중요성이 그만큼 높다는 뜻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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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차와 관련한 현안은 정 부회장이 직접 챙기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정 부회장은 "완성차, 선박, 철도, 지게차 등 운송분야와 발전 분야까지 수소연료전지를 공급하겠다"며 "수소 연료전지 분야의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수소차의 엔진격인 수소연료전지 '스택'을 완성차의 핵심부품으로 사용하는 것을 넘어 전 산업에 융합하겠다고 밝혔다. 운송·물류·발전·건설 등 전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비전을 내비쳤다.
수소연료전지와 수소차는 현대차의 미래 먹거리다. 수소차는 현대차가 2013년 세계최초로 개발했다. 정몽구 회장의 선견지명이 반영된 결과다. 정 부회장은 2022년까지 1조5000억원을 2030년까지 7조6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현대차가 연구개발(R&D)에 투자한 비용은 2조4995억원이다. 단순 비교하면 현대차는 2022년까지 한해 R&D 예산의 60%를 수소차에 투자하는 셈이다. 통 큰 결단일 수밖에 없다.
앞으로 스택은 현대모비스가 생산하는 핵심 부품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의 분할합병안에 따르면 모듈사업부와 AS 부품 사업부는 현대글로비스로 넘어간다. 존속 현대모비스는 친환경산업과 첨단운전자보호장치(ADAS) 사업 등이 남는다. 여기에 수소연료전지 스택 생산 사업까지 더해져, 현대모비스는 미래 모빌리티와 수소에너지 사업의 전초 기지가 될 전망이다. 현대모비스가 현대차그룹에서 갖고 있는 위상을 재확인한 셈이다. 존속 현대모비스의 덩치가 쪼그라드는 것을 우려했던 주주들에게는 불만을 덜 수 있는 요인이 된 셈이다.
그래서일까 이날 정 부회장은 연단에 오르기 전부터 준비한 연설문을 몇 번씩 확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긴장한 듯 안면 근육에 힘을 주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기공식이 정 부회장에게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로 보였다. 정 부회장이 사실상 수소연료전지를 진두지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아버지 정몽구 회장에게 기아차 인수가 시험지였던 것처럼 수소차 성공 여부가 정 부회장의 리더십을 가늠할 시험대일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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