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롯데 신용불안 확산, 현대重 반등 '희비' [Adieu 2018]현대차, AAA급 반납 위기, 핵심 계열사 줄줄이 경고음
김시목 기자공개 2018-12-17 07:43:00
이 기사는 2018년 12월 14일 15: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8년 크레딧 시장의 최대 화두는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현대자동차의 AAA급 신용도의 균열이었다.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은 현대자동차의 부진한 실적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사업 경쟁력 자체에 대해 의구심을 던지기 시작했다. 현대자동차의 신용 불안은 고스란히 기아차, 현대위아 등 그룹 계열사 전반은 물론 부품사까지 도미노 파장을 불러왔다.롯데그룹 역시 현대차에 비해 파장은 덜했지만 대기업 중 등급하방 압력이 상당히 거셌다. 그룹 핵심 계열사 신용등급에 줄줄이 '부정적' 딱지가 붙었다. 2017년부터 불안 기류가 감지됐다면 2018년엔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스플릿 등 신용평가사 간 이견조차 없었다.
반면 현대중공업그룹은 오랜 암흑기를 끊어냈다. 현대오일뱅크의 정유사업이 폭발적 활황세를 보이며 그룹 재무 및 신용도를 끌어올렸다. 당장 내년 자회사 IPO에 더해 핵심 조선업황이 기대대로 회복세를 보이면 신용도 개선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 현대차그룹 경고음, 롯데그룹 줄하향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11월 현대자동차 신용도에 하향 신호를 보냈다. 내수와 달리 미국, 중국 시장에서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면서 사업경쟁력 자체를 문제 삼았다. 최근 수년간 실적 부진에도 참아왔던 인내심을 사실상 거둔 것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의 칼날은 더 매서웠다. 무디스는 11월 현대자동차의 신용등급(Baa1)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S&P의 경우엔 아웃룩 조정이 아닌 현대자동차의 신용등급 자체를 'A-'에서 'BBB+'로 끌어내리는 등 보다 강경한 입장으로 선회했다.
현대자동차에 칼날을 댄 것은 결국 현대차그룹 전반의 신용도 리스크로 번졌다. 한몸이라고 봐도 무방한 기아자동차 역시 아웃룩이 조정된 가운데 의존도가 높은 현대위아는 기존 등급을 반납했다. 성우하이텍 등 경쟁력이 열위한 곳들 역시 등급이 조정됐다.
다만 NICE신용평가는 현대차의 반등에 조금 더 시간을 주는 모습이다. 3분기 현대자동차가 최악의 실적을 거뒀지만 기존 신용등급과 전망을 고수하면서 4분기 이후 회복 여부를 검토하겠단 입장이었다. 재고 규모, 일회성 비용 등 역시 감안된 결정이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3분기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면서 신용평가사들이 인내심에 한계를 보였다 "며 "그나마 국내선 아웃룩만 건드리면서 유예 기간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4분기 이후 사업 경쟁력 회복 여부 등에 따라 더 나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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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중 롯데그룹의 신용도 역시 불안감이 두드러졌다. 호텔롯데가 이미 최우량 등급을 반납했지만 여진은 이어지고 있다. 롯데쇼핑이 계속해 신용불안에 노출된 가운데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기업들이 줄줄이 '부정적' 아웃룩이 달려있다.
신용도 하방 압력이 가중된 롯데 계열사들이 호텔, 유통(백화점, 할인점 등), 제과를 비롯 핵심 사업을 영위하는 곳들이란 점에서 위기감은 상당하다. 호텔롯데과 롯데쇼핑은 올해 '강제상환' 옵션이 걸린 사모채를 발행하는 등 불안한 신용도를 그대로 드러냈다.
◇ 현대중공업그룹 기지개
정반대의 기류가 형성된 곳은 지주사체제 전환 후 안정적 궤도에 올라선 현대중공업그룹이 꼽힌다. 조선업 불황에 오랜 기간 신용등급 하락을 겪었지만 두드러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주는 물론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 등의 신용도에 청신호가 켜졌다.
신용도 회복은 정유화학 계열의 활황이 결정적이었다. 현대오일뱅크의 그룹 외형 및 이익 기여도는 타 계열사를 압도했다. 조선업에 속한 계열사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그나마 저점을 찍고 올라오고 있다는 전망 덕분에 내년 이후 반등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현대중공업지주의 경우 당장 내년 예정된 현대오일뱅크 IPO가 성사될 경우 본격적인 등급 상향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기업평가에서 선제적으로 아웃룩을 조정한 점 역시 자회사 IPO를 통한 조단위 자금유입 기대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그룹은 한층 개선된 신용도를 회사채 시장에서도 증명했다"며 "정유화학의 호조가 그룹 전반의 상승세를 견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선업황이 기대대로 반등한다면 그룹 신용도 개선은 더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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