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1월 10일 08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새해 벽두부터 불거진 김정주 대표의 NXC 지분 매각설에 게임 업계가 술렁였다. 한국 게임산업의 상징인 넥슨이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은 침체된 게임 업계에 찬물을 끼얹었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고용 불안감을 느낀 직원들이 노조에 잇따라 가입하는 분위기도 형성됐다.김 대표가 시장에 내놓은 것으로 추정되는 것은 넥슨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NXC의 지분 전량이다. 넥슨, 스토케, 코빗 등 계열사를 포함하면 10조원에 육박하는 빅딜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는 왜 매각 카드를 꺼낸 걸까. 이런 후폭풍에 대해 예상하지 못했을까. 사실 김 대표는 2000년대 중반 전문 경영인에게 넥슨을 맡기고 게임 사업에서 물러난지 오래다. 2016년 진경준 검사장 주식 사건을 계기로 넥슨 일본법인의 등기 이사도 사임하며 게임 사업에 손을 뗐다.
게임 사업에 흥미를 잃은 상황에서 넥슨이 준 대기업집단에 포함되는 등 까다로운 각종 규제에 노출된 점도 영향을 끼쳤을 수 있다. '은둔형 경영자'라고도 불리는 김 대표에게 가족의 재산 정보나 신규 투자 내역 등이 매번 공개되는 점도 큰 부담이었을 것이다. 게임과 거리를 둔 만큼 NXC를 매각하고 신규 사업에 나서는 것이 별 문제가 없을 것이란 판단이 있었을 수 있다.
하지만 1세대 게임인 김 대표의 상징성은 생각보다 막강했다. 특히 텐센트가 인수자로 거론된다는 점에서 게임 산업의 주도권을 중국에 뺏길 수 있다는 걱정이 나온다. 수천 명에 달하는 넥슨 구성원들의 고용 안정성도 담보할 수 없다. 매각이 현실화 될 경우 모든 비판의 화살은 김 대표에게 향할 것이다.
매각설 논란에 김 대표는 "여러 방안을 고심 중이며 구체적으로 정돈되는 대로 알리겠다"라는 짧은 입장문을 발표했다. 지분 매각 여부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애써 부인하지도 않았다. 김 대표가 매각 적기를 고르고 있다는 설, 이 같은 분위기에 매각을 접을 수도 있을 것이란 주장까지 다양한 해석이 나오지만 진의(眞意)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이제 남은 것은 김 대표의 선택이다. 생각보다 파장이 큰 시장의 반응을 보며 어깨가 더 무거워졌을 것이다. 냉철한 사업가로서의 판단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게임 산업에 대한 애정이 깃든 선택을 하길 바란다. 김 대표가 발표한 대로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을 보답하는 길은 멀리 있지 않은 것 같다. 넥슨 그리고 대한민국 게임의 상징으로서 산업의 뿌리를 더 탄탄하게 다져가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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