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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지배구조 개선, KCGI 요구 얼마나 반영됐나 감사 대신 감사위 설치, 주주추천 사외이사 선임 여부가 관건

한희연 기자공개 2019-02-14 08:19:46

이 기사는 2019년 02월 14일 08: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이 대외적으로 향후 중장기 계획과 경영투명성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행동주의펀드인 KCGI가 지난해 말 2대 주주로 올라선 후 공개적인 주주제안을 통해 경영개선 요구를 한 가운데 공식적인 자구계획을 처음으로 밝힌 셈이다. 오는 3월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멤버를 두고 표 대결이 예상되는 가운데 자구안이 얼마나 영향을 끼칠 지 주목된다.

13일 한진그룹은 '중장기비전 및 경영발전 방안'을 공개하며 사업부문별 성장전략과 지배구조 개선 노력 계획을 밝혔다. 특히 이사회의 사외이사 비중을 늘리고 경영 투명성 강화를 위한 위원회를 두는 등 그동안 지적돼 온 지배구조 측면에서 개선노력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진그룹이 밝힌 지배구조 개선 노력과 지난달 KCGI가 공개 제안한 내용은 사뭇 차이가 있다. '지배구조 개선' 명분은 같으나 구체적인 내용을 뜯어보면 양측의 힘 겨루기에 유리한 방향으로 개선 내용이 설계돼 있다.

우선 '감사 선임'에서부터 KCGI와 한진그룹 간 이견이 드러난다. KCGI는 지난달 31일 공개 주주제안을 통해 이촌회계법인의 김칠규 회계사를 감사로 선임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한진그룹은 감사보다는 ;감사위원회 제도' 도입을 택했다. 3인 이상의 감사위원회 위원을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해 경영 투명성을 제고할 것이란 설명이다.

한진칼의 감사위원회 설치 시도는 지난해 말 이미 예고돼 왔다. 한진칼 단기차입금 증가 결정으로 자산 규모를 늘렸을 때 감사위원회 설치를 위한 시전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따라서 이미 KCGI도 감사위원회 설치에 대한 추가 요구를 한 상태다.

KCGI는 재무전문가와 법률전문가 등 2명을 사외이사 후보로 선임할 것을 제안하며 "회사 측이 최근 이뤄진 단기차입금 증가로 자산총액이 2조원을 초과한 것을 명분으로 감사를 감사위원회로 대체할 경우 사외이사 후보 2인(조재호·김영민)을 감사 위원으로 선임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었다.

한진그룹은 감사위원회 제도 도입을 밝히며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기로 했다.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만약 KCGI가 추천한 후보가 사외이사로 선임된다면 2대 주주의 요구를 일부 받아들일 수 있는 여지는 있는 셈이다.

한진그룹은 사외이사 수를 4인으로 늘리겠다면서 사외이사추천위원회 도입안도 제시했다. 위원회 구성원의 과반수가 사외이사로 구성된 위원회라는 설명이다. 이를 바탕으로 2019년 사외이사 선임 시 독립성 및 전문성이 강화된 후보를 추천한다고 했다.

결국 이날 밝힌 계획 만으로는 KCGI의 요구를 전폭적으로 수용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어떤 사외이사를 선임하느냐, 추천 사외이사에 KCGI 측이 요구한 이사가 포함되느냐에 따라 주주제안 수용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은 이사회 독립성 강화를 위해 사외이사 수를 늘리는 등의 방안을 제시했지만 또 다른 쟁점인 사내이사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KCGI는 석태수 사내이사의 연임을 반대하는 제안을 한 적이 있다.

이날 한진그룹의 자구안 발표에 대해 KCGI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은 상태다. 다만 금명간 공식 입장을 정리해 외부에 공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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