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주자' 신라 서울점, 퇴색된 100% 공약 이행률 [관세법 개정 첫 특허 갱신]①"사업계획서에 구체적 목표치 없어"…경쟁치열 김포점과 대조
김선호 기자공개 2019-03-14 13:51:53
[편집자주]
최근 통과된 관세법 개정안에 따라 현행 5년인 면세점 특허기간이 10~15년으로 연장된다. 단 면세사업자는 특허기간 연장을 위해 관세청 갱신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올해 첫 갱신 심사를 받는 면세사업자들의 5년 전 사업계획서와 현재의 경영 성적표, 주요 공약 이행 상황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3월 12일 07: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라면세점 서울점(호텔신라) 특허기간이 올해 7월 13일 완료돼 관세청 특허심사위원회의 갱신심사를 앞두고 있다. 2014년 관세청에 제출한 사업계획서 '공약카드'를 5년만에 다시 펼쳐들게 됐다. 사회공헌과 상생협력 공약 목표가 제대로 이행됐는지가 이번 갱신심사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신라면세점 서울점의 높은 매출 규모에 비해 초라한 공약 내용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신라면세점 서울점은 롯데면세점 본점(명동점)에 이은 국내 2위 매출 순위을 자랑한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서울점은 2018년 연매출 2조8842억원을 기록, 4년 새 150% 성장했다. 호텔신라 면세사업 총매출에서도 서울점의 비중은 절반을 차지한다. 호텔신라 면세사업의 핵심 사업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심사에 호텔신라의 명운이 달려있어 사업권 유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형국이다.
2014년 당시 호텔신라는 신라면세점 서울점 사업계획서 상에 "자산규모 1조7000억원, 부채비율 152%의 안정적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신용평가는 4년 연속 AA등급을 받아 회계법인 적정의견을 제시했다"고 작성했다. 재무 안정성과 면세사업 전문성을 인정받아 1986년부터 현재까지 33년 간 신라면세점 서울점을 유지·운영할 수 있었다.
◇매출은 높으나 낮은 사회공헌 목표
서울점은 호텔신라의 재무구조와 면세사업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산품 중소·중견기업 제품 판매 확대 △관광산업 발전에 기여 △고용창출과 주변상권 활성화 △사회공헌을 위한 기부확대와 임직원 봉사 △중소·중견면세점 협력 등을 이행하겠다고 2014년 약속했다. 관세청의 2018년 12월 기준 '면세점 사업계획서 공약사항 이행 현황'에서 신라 서울점은 대부분의 항목에서 100% 이행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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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업계의 분석은 다르다. 업계 관계자는 "이행율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각 사가 제출한 사업계획서 상의 공약 내용과 목표도 상이하기 때문에 이를 그대로 심사에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 서울점의 사업계획서엔 사회공헌을 위한 구체적인 목표 내용이 적시돼 있지 않다. 국산품·중소중견기업 제품 판매 확대 공약에선 2014년도 판매 계획만 나와 있을 뿐 향후 5년간의 목표는 나와 있지 않다. 단지 중소중견기업 제품을 발굴해 매장 면적 할애와 해외에 동반 진출하겠다는 내용뿐이다.
관광산업 발전도 마케팅 홍보와 관광객 유치에 힘쓰겠다는 내용 뿐 구체적인 목표는 없다. 고용창출은 지속적 고용인원을 늘리고 여성근로자 우대정책, 다문화여성 근로기회 제공 내용만 나와 있을 뿐 구체적인 실행방안은 나와 있지 않다. 때문에 관세청의 신라면세점 공약이행 점검도 높은 이행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4년 동안 변한 신라, 김포서 "고용창출 800명" 약속
신라면세점이 지난해 획득한 김포공항 면세점의 입찰 경쟁에선 2014년과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서울점과는 다르게 치열한 경쟁이 이뤄진 특허심사에서 신라면세점은 보다 구체적인 사회공헌과 고용창출 목표를 제시했다. 신라면세점 전점에 대한 소개와 함께 호텔신라의 사회공헌과 고용창출 목표를 보다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호텔신라는 사업계획서 상에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투자를 위해 서울시 최초 도심형 전통 한옥호텔 건축 추진에 3000억원 이상 투자 예정과 2020년까지 중소중견기업 제품 매출을 국내 신라면세점 전점에서 11%, 해외점에서 30% 이상 상승시키겠다고 목표했다.
고용창출은 2014년 신라면세점 서울점과 2018년 김포공항점 사업계획서의 확연히 대비되는 지점이다. 김포공항점 사업계획서 상엔 총 208명 직접고용과 600여명의 간접고용을 통해 총 800여명의 고용창출, 지역균형발전과 공동성장을 위해 지역 사회 및 경제활성화를 실천하겠다는 내용을 명시했다. 서울점에선 지역인재채용 공약내용이 없었던 것과는 대조되는 지점이다.
2014년에는 호텔신라의 주요 거점 사업장인 서울점의 특허 획득 여부가 걸려 있었음에도 김포공항 면세점보다도 낮은 공약 목표를 제시한 셈이다. 동일 업체라도 각 지점의 특허를 획득한 시기별 시장의 환경에 따라 공약 목표에 차이가 나고, 이를 갱신심사에서 그대로 적용해 평가하기엔 무리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2014년과 이후 시장 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에 사업계획서 내용도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라며 "향후 5년간의 사업계획서를 충실히 작성해 관세청에 제출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면세점 특허 갱신심사에선 상생협력부문에 1000점 만점 중 500점을 배점했다. 그만큼 관세청 특허심사위원들은 지난 5년 간의 상생협력에 대한 평가와 향후 사업계획에 초점을 맞추고 평가를 할 계획이다. 신라면세점 서울점의 구체적인 사회공헌 실적 증명이 절실해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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