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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에너지, 중국發 태양광 침체에 법정관리 기로 갚아야 할 CB 원리금 750억…골프장 회원권 매각 추진중, 유동자금 86억 불과

최은진 기자공개 2019-04-02 09:03:01

이 기사는 2019년 03월 29일 15: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웅진에너지가 중국발(發) 태양광 산업 위축의 후폭풍으로 법정관리 기로에 놓였다. 지난해 태양광 사업 관련 기계설비 등 유형자산에서 대규모 손상을 입은 데 따라 1200억원에 육박하는 순손실을 입었다. 이에 누적 결손금이 4000억원에 이르고,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두배 가량 웃도는 등 존속하기 어려운 지경으로 치달았다. 현재 KDB산업은행을 주축으로 채권단들이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나, 금융투자업계 안팎에서는 법정관리 수순으로 갈 여지가 크다고 보고 있다.

웅진에너지는 회계감사인인 한영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 의견을 받았다. 계속기업으로 존속할 능력이 있는지 의문스럽다는 주장이다. 대규모 영업적자를 비롯한 수천억원의 자본잠식, 유동자산을 초과하는 유동부채 등 불확실성이 상당하다는 점이 주요 이유다. 웅진에너지는 지난해 매출액 1600억원, 영업손실 561억원, 당기순손실 111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절반이 축소됐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적자전환됐다.

이는 태양광 업황 하락에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태양광 전지 생산에 사용되는 잉곳 및 웨이퍼 등을 주력으로 생산한다. 신재생에너지 수요의 확산에 따라 태양광 시장이 각광받으면서 웅진에너지를 비롯해 한화, LG, SK, OCI 등 대기업들도 이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그러나 태양광 시장이 좀체 커지지 않고 그나마 대규모 투자를 집행했던 중국까지 보조금을 축소하면서 태양광 시장은 급격히 위축됐다. 이 과정에서 주요 대기업들은 태양광 시장에서 발을 뺐다.

웅진에너지는 태양광에 쏠려 있는 사업포트폴리오 탓에 업황 위축의 타격을 고스란히 맞았다. 태양광 사업과 관련한 기계설비 등의 유형자산에서 420억원의 유형자산 손실을 입었다. 이 여파로 유동자산은 전년대비 절반 이상 줄어든 538억원, 유동부채는 이를 두배 이상 웃도는 1765억원으로 집계됐다. 누적결손금은 3642억원으로 부분 자본잠식 상태다.

이 결과 웅진에너지는 주식시장서 퇴출될 위기에 처했고 이는 전환사채(CB)의 기한이익 상실이라는 트리거 발동으로 이어졌다. 만일 채권단이 조기상환을 요구할 시 당장 갚아야 할 돈만 750억원에 이른다. 바로 현금화 할 수 있는 자산은 74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금융기관에 예치해 놓은 현금 9억원은 질권이 설정 돼 있어 사용이 제한된다. 웅진에너지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12억원 규모의 ㈜렉스필드컨트리클럽 회원권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이렇게 되면 약 86억원은 당장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급한 불을 끄기에는 한참 부족하다.

모기업인 ㈜웅진도 더이상의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선을 긋고 있다. 코웨이 인수전에 투입된 2조원의 대부분을 외부차입으로 마련했기 때문에 웅진에너지에 자금을 지원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웅진에너지의 주채권단인 산업은행 등은 대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법정관리 수순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나아가 향후 웅진에너지 등이 소송 리스크에 휩싸일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상장사였던만큼 소액주주들이나 채권단 등이 회계감사인이나 경영진 등을 대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이렇게 되면 모기업인 ㈜웅진 역시 유탄을 맞을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업계 관계자는 "웅진에너지가 태양광 업황 악화에서 비롯한 손실 등으로 결국 상장폐지, CB 트리거 발동 등 상당한 출혈을 맞고 있다"며 "채권단과 협의 중이긴 하나 모기업의 지원 의지가 없는 상황에서 결국 법정관리 수순으로 가는 것이 아닐까 우려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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