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금융, 악재 딛고 자본적정성 '선방' [은행경영분석] 농협생명 리스크에도 수익성 방어…배당 600억원 결의
손현지 기자공개 2019-04-16 09:36:00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0일 08: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금융지주의 취약점으로 꼽혔던 '자본적정성'이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작년 NH농협생명보험이 그룹 실적을 깎아먹으며 순익 개선폭을 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본의 질과 양이 모두 좋아졌다. 여기에 매년 농업지원사업비 부담이 가중된다는 점까지 참작했을 때, 자본비율 관리는 물론 수익성도 양호한 수준으로 유지했다는 분석이다.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농협금융의 지난해 말 기준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BIS비율)은 13.86%로 전년(13.47%) 대비 39bp 개선됐다. 자본의 질도 전년 대비 높아졌다. 해당 기간 보통주자본비율(CET1)과 기본자본비율(Tier1)은 11.08%, 12.05%로 전년대비 각각 59bp, 56bp씩 개선됐다.
먼저 CET1 상승은 이익잉여금 증가에서 비롯됐다. IFRS9도입 영향으로 매도가능금융자산 일부가 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으로 재분류됐고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늘어났다. 아울러 그룹 핵심 자회사인 NH농협은행의 위험가중자산(RWA)이 축소되고 순익이 사상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이익잉여금이 급증했다. 그룹 이익잉여금은 지난해 말 기준 4조3900억원으로 전년동기(3조1218억원)보다 1조2682억원 늘어나면서 보통주자본량을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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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적인 자본확충도 자본비율 제고에 한 몫 했다. 바젤Ⅲ하에서는 지난 2013년 12월 이전에 발행됐던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사채 중 일부금액이 매년 자본인정금액에서 제외된다. 농협금융의 작년 말 기준 경과규정 적용대상 자본은 후순위채(보완자본) 6860억원에 달한다.
이에 지난해 6월 농협은행 출자를 위해 2190억원 규모의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조건부자본증권이 회계상 기타기본자본(Tier1)으로 인정된 덕분에 BIS비율도 0.16%포인트 개선되는 효과를 얻었다.
◇농협생명 손실 리스크·농업지원사업비 부담 '방어'
그동안 농협금융은 타 금융그룹에 비해 자본비율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데 불리한 측면이 있었다. 비상장사인데다가 단일주주(농협중앙회) 체제라 시장에서 자본조달에 있어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작년 12월 말 기준으로 자기자본이 20조원으로 30조원이 훌쩍 넘는 KB·신한금융에 비하면 실탄부터가 적었다. 지주 연결총자산(348조원)에서 자기자본이 차지하는 비중도 5.7%로 타 그룹(7% 안팎)보다 열위한 편이다. 농협금융의 BIS비율이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13%대에 머물러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매년 충당해야 하는 농업지원사업비도 순익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지난해 농업지원사업비(3858억원)부담전 기준(한계세율 27.5%적용) 수익성 지표를 살펴보면 총자산순이익률(ROA), 자기자본순이익률(ROE)는 각각 0.42%, 8.96%로 집계됐다. 그러나 농업지원사업비 부담 후(ROA 0.35%, ROE 7.48%)지표가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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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해에는 그룹 계열사 중 농협생보의 실적이 저조했다. 농협생보는 지난해 저축성 보험 판매가 줄어들면서 1141억원의 손실을 냈다. NH농협손해보험 또한 20억원 손익을 내는데 그쳤다. 그런데도 농협은행(1조2226억원)과 NH투자증권(3609억원)이 전년대비 당기순이익이 무려 87.5%, 3.1%나 급등하면서 그룹 실적을 견인했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누적 당기순이익이 1조2189억원으로 전년대비 41.8%나 늘었다. 이러한 리스크 요인들을 고려하면 작년 농협금융의 자본적정성 관리는 나름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지난해 성과를 기반으로 올해 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에 600억원 규모의 배당을 결정했다. 보통 농협금융의 배당은 자본적정성과 자회사의 성과 등에 따라 결정되는데, 작년에는 자회사로부터 배당수취액이 적어 배당 자체를 건너 뛰었다. 농협은행의 경우 지난 2015년과 2016년에 부실여신 관련 대손 발생으로 배당을 결의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는 자본부담 완화, 실적 개선에 힘입어 6000억원 수준의 통 큰 배당금을 내놨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자본비율 자체만 놓고 본다면 타 금융지주에 뒤쳐진 건 사실"이라며 "다만 올해 부터는 자산 포트폴리오를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중심으로 집중 운영해, 위험가중치와 대손비용을 최소화해 자본비율 제고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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