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한계 이른 롯데카드, 영구채 여건도 '악화' [롯데 금융계열사 매각] 레버리지 5.7배, 규제수준 근접…신용도 하락에 따른 금리부담 가중
원충희 기자공개 2019-05-09 08:18:45
이 기사는 2019년 05월 08일 08: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이 롯데카드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사모펀드를 선택하면서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통한 자본조달 여건도 악화됐다. 롯데카드는 자본적정성 지표인 레버리지배율(총자산/자기자본)이 한계에 근접하자 영구채 등을 비롯, 다양한 자본확충 방안을 고민 중이었다. 하지만 매각이슈로 신용도가 흔들리면서 영구채 조달을 하려면 기존보다 25bp 이상의 금리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롯데그룹과 롯데카드 인수 우협대상자로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를 선택했다. 한앤컴퍼니가 롯데카드 100% 지분 기준으로 제시한 가격은 약 1조8000억원. 롯데그룹이 원하는 1조5000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롯데그룹이 롯데카드 지분 20%를 내부에 남겨놓기로 결정한 점을 감안하면 매각대상 지분의 가격은 1조4400억원 상당이다.
그룹에겐 웃돈을 받은 점이 호재로 여겨지지만 롯데카드 입장에선 악재에 가깝다. 한앤컴퍼니가 인수할 경우 그룹의 유사시 지원가능성을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PEF(사모펀드)의 사업목적을 감안하면 스트레스 상황 하에서 투자회사 지원을 기대하긴 어렵다"며 "최대주주가 한앤컴퍼니로 변경될 경우 자체신용도 대비 상향 조정요소로 반영한 그룹 지원가능성(1노치 상향)을 적용할 수 없어 '부정적 검토(Negative Review)' 대상에 등록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문제는 롯데카드의 자본적정성 지표인 레버리지배율이 작년 말 기준 5.74배로 규제수준(6배 이내)에 근접해 있다는 점이다. 자본적정성은 예상치 못한 손실에 대한 방어수단일 뿐만 아니라 영업성장을 위한 기반으로도 작용한다. 자본비율이 취약할 경우 추가적인 영업성장을 제한하므로 중장기적으로 영업안정성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매각을 염두에 두고 기업가치 향상을 위해 공격적인 영업을 전개했다. 이 기간 레버리지배율은 2017년 말 5배에서 지난해 9월 5.96배로 대폭 상승했다. 다만 4분기 저수익 자산 감축을 통해 총자산을 12조9269억원에서 12조6527억원으로 2742억원 줄이는 등 레버리지 관리에 나서면서 다소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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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자산 감축은 임시조치일 뿐 근본적 방안이 필요했다. 롯데카드는 금융당국의 레버리지 배율 규제 완화를 기대했지만 거의 무산되면서 외부수혈을 통한 자본확충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매각과정에서 대주주 지원을 받은 가능성이 희박한 만큼 대안은 결국 영구채, 후순위채 등 부채성 자본조달 밖에 남지 않았다.
롯데카드의 신용등급은 현재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가 AA0(부정적), 나이스신용평가는 AA-(안정적)다. 경쟁사들의 신용등급이 AA0~AA+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조달경쟁력에서 열위한 편이다. 후순위채와 영구채의 경우 변제순위가 나중에 있기 때문에 일반 여전채보다 등급이 1노치, 2노치 낮게 설정된다. 여기에 그룹 후광(1노치)을 지우면 후순위채는 A+, 영구채는 A0 신용등급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카드업계에서 영구채를 발행한 회사는 현대카드가 유일하며 사모형태로 찍었기 때문에 유효등급이 없다. 비슷한 여신전문금융사(여전사)인 캐피탈사들도 상당수가 사모채다. 이렇다보니 롯데카드의 발행여건이 얼마나 악화될지 비교할 만한 사례가 거의 없다. 다만 신용등급별 여전채 금리를 통해 대략 추산은 해볼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영구채 만기는 액면상 30년이나 현재 30년짜리 여전채가 없는 탓에 20년짜리로 단순 추산해보면 롯데카드 신용도에서 그룹 후광이 사라질 경우 영구채는 기존보다 약 25bp 이상 금리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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