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모회사 복 없는 금호HT, 투기등급 수렴할까 최대주주 변경 불구 지원 부담 지속…BW 기한이익상실 변수까지

이경주 기자공개 2019-05-13 11:40:18

이 기사는 2019년 05월 10일 0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플릿 상태에 있는 금호에이치티(금호HT) 신용등급이 투기등급(BB급 이하)으로 수렴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호HT 현재 신용등급은 한국기업평가가 BBB-, 한국신용평가가 BB+로 각기 달리 평정하고 있다.

금호HT는 지난해 한기평으로부터 투자적격등급(BBB급 이상)의 마지노선에서 부정적 아웃룩을 부여 받았다. 모회사 계열지원 부담이 원인이었다. 이는 같은 해 말 최대주주 변경으로 해소되는 듯 했다. 하지만 새 주인마저 작년 대규모 영업손실을 내면서 신용등급 아웃룩의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최근 유동성 압박 위험까지 생겼다. 250억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대한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했다.

◇모회사에 신용도 발목…부정적 아웃룩 꼬리표

금호HT는 1988년 설립된 자동차용 조명 제조업체다. 주요 제품은 백열전구와 LED모듈제품이다. 고객사는 SL그룹과 현대IHL, AMS 등으로 조명 완제품을 만드는 완성차업체 1차벤더들이다. 금호HT는 30여년의 오랜 업력 덕에 국내 자동차용 백열전구 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다. 점유율이 95%에 이른다. 이익도 대부분 백열전구에서 발생한다.

금호HT는 자동차용 백열전구가 LED로 대체되기 시작하면서 최근 수년 동안 성장이 정체돼 있다. 다만 워낙 시장지배력이 공고하고 LED대체도 급격하게 진행되는 상황은 아니라서 이익은 꾸준히 창출해 왔다.

지난해 매출은 2092억원,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에비타)는 177억원이다. 최근 3년(16~18년) 평균 에비타는 187억원이며, 에비타 마진율은 9.4%다. 재무상태도 양호한 편이다. 부채비율이 16년 81.5%, 17년 65.5%, 지난해 90.9%로 100% 미만으로 관리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계는 2383억원(부채 1135억원, 자본 1248억원)이다.

금호에이치티 실적재무

신용도에 균열이 가기 시작한 것은 모회사 탓이었다. 금호HT가 지난해 8월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금호전기 토지와 건물을 235억원에 매입한 것이 발단이었다. 금호HT는 2016년에도 금호전기 광구공장과 부지를 295억원에 샀다. 한국기업평가는 잇단 자산매입을 모회사 지원으로 해석했다. 한기평은 같은해 9월 18일자로 금호HT 등급전망(아웃룩)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주인 바뀌었지만 부담 지속…루미마이크론 130억 적자

금호HT는 지난해 12월 최대주주가 금호전기에서 루미마이크로로 바뀌었다. 하지만 한기평은 아웃룩에 변화를 주지 않고 관망세를 취했다. 루미마이크로 영업손실이 수년째 지속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금호전기와 다를 바 없는 주인이 될 우려가 있었다.

루미마이크로는 주력사업인 LED패키지와 모듈 사업이 경쟁심화 상태가 오래전부터 지속되고 있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동안 이익을 낸 적은 2016년 한번 뿐이다. 영업손실 규모는 14년 29억원, 15년 85억원, 17년 50억원이었다. 16년은 흑자를 내긴했지만 5억원 규모에 그쳤다.

루미마이크로 실적

이에 한기평은 지난해 11월 공시한 리포트에서 "(금호HT가) 금호전기그룹으로부터의 계열 분리된 것은 긍정적인 요인"이라며 "하지만 변경될 주주(루미마이크로)에 대한 리스크와 신규 사업 확장에 따른 불확실성 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아웃룩 조정에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이후 루미마이크로는 대규모 손실을 낸 연간 실적을 올 3월 말 공시했다. 한기평이 언급한 리스크가 현실화한 셈이다. 루미마이크로는 지난해 매출 460억원에 영업손실 12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에 비해 24.1% 줄었고, 영업손실은 두 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루미마이크로는 지난해 말 대규모 유상증자 등으로 자본을 확충하며 재무상태는 개선됐다.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47.1%로 전년 말(126.1%) 대비 절반 이하로 축소됐다. 다만 실적악화가 지속될 경우 미봉책에 그친다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한기평은 현재 금호HT 부정적 아웃룩 해제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 향후 루미마이크로 움직임을 지켜보고 신용도를 결정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기평 관계자는 "루미마이크로가 워낙 실적변동성이 큰 회사이기 때문에 금호HT를 어떻게 활용할 지에 대해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며 "때문에 현재 금호HT 아웃룩 해소는 말할 수 없는 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루미마이크로가 방향성을 명확히 제시하고, 그 내용이 합리적 수준에서 납득이 가능하다면 신용도에 어느 정도 반영이 가능할 것"이라며 "반대라면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것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50억 BW 기한이익상실 우려…신용도 또 다른 변수

금호HT는 모회사 외에도 작년 발행한 250억원 규모 BW(제1회)가 신용도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해 조기상환 리스크가 생겼기 때문이다. 금호HT가 BW를 발행하며 사채권자들과 맺은 계약엔 최대주주 변경을 제한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 지난해 말 최대주주가 루미마이크로로 바뀌면서 계약을 위반하게 됐다.

이에 사채관리회사인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기한이익상실 사유 발생사실을 사채권자들에게 통보했다. 현재는 금호HT와 함께 후속절차인 사채권자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사채권자집회에서 채권자들이 기한이익상실을 택할 경우 금호HT는 거액을 조기상환해야 한다.

금호HT는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자산 435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조기상환이 현실화해도 바로 대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업전략에 차질을 발생할 수 있다. BW는 중국 현지법인 LED모듈 설비투자 비용 마련을 위해 발행한 건이다.

때문에 한기평도 BW 이슈를 모니터하고 있다. 앞선 관계자는 "회사와 수시로 연락을 취하며 진행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