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신라, 면세점 엑소더스 불구 승승장구 배경은 '보따리상' 국산품 대량구매 덕에 호실적, 결손금도 축소…호텔신라 '뒷배' 든든
김선호 기자공개 2019-05-16 11:30:00
이 기사는 2019년 05월 15일 15: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면세사업 철수를 결정해 서울 지역 시내면세점 '엑소더스' 포문을 연 상황에서 HDC신라면세점이 호실적을 이어나가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면세사업을 접기로 결정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와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두산, SM면세점 등과 다르게 HDC신라면세점이 보따리상에게 대량의 면세품을 판매할 수 있었던 배경엔 호텔신라의 지원사격이 있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면세점은 매출이 증가할수록 납품단가를 조정할 수 있고 이에 따라 마진율이 높아져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는 구조다. 특히 용산 신라아이파크면세점 단일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HDC신라면세점으로서는 매출 증가 여부가 주요한 사업 승패의 결정 요인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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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HDC신라면세점이 단일 점포만을 운영하고 있어 면세품 물량 확보가 어려울 수 있었으나 HDC신라면세점의 지분 50%를 보유한 호텔신라가 MD부문 지원사격을 이어나갔고 외래관광객을 비롯한 보따리상 유치에도 도움을 줬다"고 전했다.
관련해 호텔신라 관계자은 "매장 공간 등 하드(Hard)적인 부분은 HDC에서 대부분 책임지고 있으며 상품 전략과 마케팅 등 소프트(Soft)적인 면은 호텔신라(TR부문)에서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제회계기준 상 HDC신라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하락한 실적을 보였다. 공시 상의 매출을 보게 되면 HDC신라면세점의 영업이익도 축소돼야 하지만 오히려 영업이익은 2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 관세청에서 집계한 HDC신라면세점의 매출은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중이다.
이 차이는 특약매입으로 대부분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진 국산품 매출 집계 기준이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특약매입 제품의 경우 국제회계기준 상 판매수수료만 유통사 매출로 잡히기 때문에 관세청의 판매액 기준 매출보다 낮게 나올 수 밖에 없다.
공시와 관세청 매출 자료를 비교할 시 HDC신라면세점의 특약매입 제품 매출이 본격적으로 상승하게 된 때는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가 내려진 2017년부터다. 이때부터 방한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뚝 끊기자 HDC신라면세점이 보따리상 매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처지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HDC신라면세점이 수익성 제고를 이룰 수 있었던 배경이 보따리상이 대량 구매하는 '국산 화장품'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는 지점이다.
국내 면세점에서 화장품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약 60%에 달하는 것으로 업계에 알려져 있다. 면세점 브랜드 매출 순위에서도 국산 화장품인 LG생활건강 '후'와 아모레퍼시픽 '설화수' 브랜드가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사드 여파'에도 불구 면세점 매출 증가 원인이 보따리상의 대량 구매에 의한 것으로 파악되며, 품목 중에선 국산 화장품 매출이 상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HDC신라면세점 매출 증가가 보따리상 국산 화장품 매출 덕분이라는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해 실적에서만 HDC신라면세점의 판매액(관세청 자료)은 1조878억원, 매출(국제회계기준)은 6516억원으로 4362억원의 차이를 보인다. 그만큼의 판매수수료를 제외한 특약매입 면세품이 판매된 셈이다. 보따리상에 의한 대량의 국산 화장품 판매증가로 HDC신라면세점이 2017년부터 흑자 전환해 초기 투자로 인한 결손금을 줄여나갈 수 있었던 배경으로 해석된다.
2017년부터 본격화된 중국 정부의 '금한령'으로 인해 면세점 매출은 대부분이 중국 '보따리상'에 의존하고 있다. 이로 인해 송객수수료 등 마케팅 비용 증가로 대형 시내면세점들은 영업 손실을 감내하고 있다. 하지만 HDC신라면세점은 호텔신라의 지원에 힘 입어 이 기회를 살렸고, 그 결과 호실적을 이어나갈 수 있었던 셈이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HDC신라면세점 올해 1분기 판매액은 전년동기대비 11% 상승한 2979억원을 보였다. 지분법 상 HDC신라면세점 실적 50%가 호텔신라에 반영된다. 호텔신라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3432억원, 영업이익 816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견고한 상승세에 HDC신라면세점이 한몫하게 됐다.
한편 정부는 서울 지역에 시내면세점 3개를 추가할 방침으로 출혈경쟁이 심화돼 HDC신라면세점의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HDC신라면세점이 특허경쟁에 뛰어들어 점포를 확대한다 해도 신규 투자에 대한 부담이 고민을 깊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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