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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SK이노 배터리 분쟁]'특허센터vs법무팀'…소송 관점 다르다기술유출 주장에 근거 없는 문제제기 반박…시각차 극명

김성진 기자공개 2019-06-18 08:25:31

이 기사는 2019년 06월 17일 16: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관련 소송전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각각 특허센터와 법무팀을 주관부서로 내세워 눈길을 끈다. 이는 이번 소송전을 대하는 각사의 시각차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LG화학은 기술적인 측면에 집중해 영업기밀 유출에 초점을 맞춘 반면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의 문제제기 자체가 근거가 없다며 법리적으로 맞서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과의 전기차 배터리 관련 소송을 특허센터를 통해 진행하고 있다. 특허센터는 이미 지난해부터 소송을 준비해 왔고, 올해 신학철 부회장이 새롭게 합류하면서 추진력이 더욱 가속화 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LG화학 특허센터는 지식재산권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한다. 연구원들의 기술개발 초기 단계부터 특허관련 업무에 도움을 주거나, 이번처럼 소송전이 벌어지면 특허대응팀이 나서는 형식이다.

현재 LG화학 특허센터를 이끌고 있는 인물은 민경화 특허센터장(상무)이다. 민 상무는 ㈜LG 법무·준법지원팀을 거쳐 2013년 LG화학 특허센터로 옮겼다. 올해로 6년째 특허센터장을 역임 중인 그는, LG화학 특허관련 업무에 있어 중추적 인물로 여겨진다. 이번 SK이노베이션과의 소송 역시 민 상무가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LG는 '특허경영'이란 별칭이 붙을 정도로 그룹 차원에서도 특허에 대한 관심이 높다. 지난 2010년에는 LG화학을 비롯한 8개 관계사의 특허임원과 연구소장들로 구성된 'LG 특허협의회'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LG전자의 경우 부사장급 임원이 특허센터장을 맡을 정도로 핵심 부서라는 평가를 받는다.

LG화학이 법무팀이 아닌 특허센터를 통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것 역시 SK이노베이션과의 소송을 단순 인력 이탈이 아닌 기술 유출에 방점을 두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자사 인력 채용을 통해 핵심 기술을 유출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LG화학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소송은 특허센터가 주도하고 법무팀이 지원하는 형식"이라며 "이 소송에 대한 LG화학의 입장이 인력이탈보다는 기술유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과의 소송을 법무팀에서 대응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처럼 별도의 특허센터를 갖추고 있지 않은 것도 이유지만, 법적으로 기술유출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깔려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0일 LG화학을 상대로 제기한 맞소송의 근거를 '명예훼손 손해배상 및 채무부존재확인'이라고 명시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LG화학의 소송이 지난 8년 전 분리막 특허 소송과 같은 맥락이라고 보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2011년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리튬이온분리막(LiBS) 제품이 특허를 침해했다고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1심과 2심에서 승소했고 대법원까지 다툼이 이어진 상황에서 LG화학과 합의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사건 역시 법적으로 전혀 문제될 소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LG화학의 기술유출과 영업비밀 침해는 근거 없는 주장이고, 이는 지난 2011년 리튬이온분리막 소송과 마찬가지로 보면 된다"며 "이번 소송전은 법무팀이 연구소의 지적재산권(IP) 담당 직원들과 협업해 함께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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