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홀딩스, '구조적 후순위성' 논란 지웠다 [Deal Story]수요예측 '흥행', 모집액 4배 청약…A+등급 투자자도 인정
이경주 기자공개 2019-07-05 13:20:00
이 기사는 2019년 07월 04일 1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일홀딩스(A+, 안정적)가 작년 인적분할 후 처음으로 진행한 공모채 수요예측을 성공리에 마무리했다. 지주사 특유의 ‘구조적 후순위성' 논란을 극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일반적으로 지주사는 구조적 후순위성 탓에 신용등급이 주력 자회사보다 한노치 낮게 책정된다. 반면 한일홀딩스는 주력 자회사 한일시멘트(A+, 안정적)와 동급을 받아 논란의 여지가 생겼다. 하지만 이번 공모채 흥행으로 A+에 어울리는 회사임을 투자자들로부터 인정받았다.
◇ 투자자, 신용등급 적정성 인정
한일홀딩스는 4일 1500억원 공모채 모집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만기구조는 2년물과 3년물로 나눠 각각 500억원, 1000억원을 배정했다. 금리희망밴드는 2, 3년물 모두 -0.2%p에서 +0.1%p를 가산한 수치로 제시했다. 발행업무는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도왔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총 6700억원 기관 수요가 몰려 경쟁률이 4.47배에 달했다. 2년물에는 2000억원(경쟁률 4배), 3년물에는 4700억원(4.7배)가 청약됐다. 높은 인기 덕에 금리는 2,3년 물 모두 개별민평보다 낮은 수준으로 산정될 예정이다. 한일홀딩스는 최대 2200억원으로의 증액을 검토하고 있다. 내일까지 증액 규모를 결정하기로 했다.
이번 공모채는 한일홀딩스가 지주사가 된 후 첫 발행인데다, 자회사 지분 취득 문제가 걸려 있어 중요했다. 한일홀딩스는 지난해 7월 1일 한일시멘트의 투자부문을 인적 분할해 탄생한 순수 지주회사다.
한일홀딩스는 순수 지주사 특유의 '구조적 후순위성' 문제 탓에 신용등급 스플릿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구조적 후순위성은 자회사 채권자보다 지주사 채권자가 원금 회수 가능성이 떨어지는 것을 뜻한다. 자회사 실적과 배당에 지주사 실적이 후행하기 때문에 나온 논리다. 이 탓에 평정을 맡은 나신평과 한신평 모두 한일시멘트와 동급을 주는 게 맞는지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했다. 특히 한신평은 평정 초기 A0급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한신평과 나신평 모두 A+로 의견 합치를 이뤘지만, 업계 일각에선 논란이 지속됐다. 과거 LG와 SK 뿐 아니라 비교적 최근인 하이트진로홀딩스 등이 모두 '구조적 후순위성' 탓에 주력 자회사보다 등급을 낮게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공모채 결과로 한일홀딩스가 A+에 적합하다는 것을 인정해줬다. 한신평과 나신평의 선택이 맞았다는 뜻도 된다. 두 신평사는 주력 자회사인 한일시멘트와 한일현대시멘트 재무와 수익구조가 우수해 한일홀딩스 배당수입이 안정적이라는데 높은 가점을 줬다. 안정적 배당수입은 구조적 후순위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 자회사 지분 취득, 현안 해결
크레딧 업계 애널리스트는 "한신평과 나신평 의견에 대해 투자자들이 수긍했다는 결과로 볼 수 있다"며 "한일그룹과 같은 중견그룹은 지주사와 주력 자회사를 거의 동일체로 볼 수 있기 때문에 후순위성 문제를 극복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덕분에 한일홀딩스는 자회사 지분취득이라는 핵심현안을 원활히 진행할 수 있게 됐다. 한일홀딩스는 조달한 자금을 자회사 HLK홀딩스 잔여지분(51.28%)을 취득해 100%로 자회사로 만드는데 사용할 예정이다. HLK홀딩스는 재작년 현대시멘트(현 한일현대시멘트)를 인수하기 위해 만든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잔여지분 가격은 약 2100억원 이른다. 이번 공모채가 증액까지 성공해야 안정적인 지분 취득이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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